우울증으로 무기력에 빠져 누워 잠만 자려는 엄마에게
그러지 말고 밖에 나가서 산책이라도 해야 한다고
딱 한 번만 나가보라고 눈물을 머금고 호소했다.
나중에 내가 무기력에 빠져보니
그 딱 한 번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겠더라.
옆에서 도움되라고 하는 말들이 나를 더 옥죄었다.
더 이상 이래라저래라 쉽게 말할 수가 없었다.
어찌어찌 무기력에서 빠져나온 뒤로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
하늘의 구름을 보며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하고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에도 눈길을 주고
좋아하는 커피 한 잔에 미소 짓고
맛있는 군것질을 하고
. . . . . .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소소한 것들을 일부러 찾았다.
그러다 보니 일상의 예쁜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작고 소소한 것들에 감탄하고 감사하게 되니
하루가 충만해진다.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들은 산적해있지만
오늘도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미소 지어본다.
번아웃이, 무기력이 와버리면
빠져나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되기 전에 매일매일 조금씩 나를 돌본다.
일상의 예쁜 것들 덕분에 하루를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