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urney Dec 24. 2021

울어도 돼, 괜찮아 :)


우리 집에는 부르지도, 듣지도 않는 노래가 있다.

동요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엔 선물을 안 주신대요'

이 구절 때문이다.


"너 이렇게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대."

"네가 엄마 아빠 말 안 들으니까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 주지 말라고 해야겠다."

부모들이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울지 않고 말 잘 들을게요" 한다.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엄마 아빠 말 잘 들을게요! 저 선물 꼭 주세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저 말을 하는 아이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였다.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들이 진심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모와 위와 같은 대화를 하면서

'산타할아버지가 나 선물 안 주시면 어쩌지...'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도.


솔직히 아이의 울음소리는 견디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아이가 울지 않고 또박또박 말을 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말로 표현하는 게 아직 서툰 아이는 말보다 울음이 먼저 터지곤 했다.

그런 아이에게 울면 안 된다는 말은 우는 건 나쁜 거,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울고 싶을 땐 참지 말고 울 수 있어야 마음이 건강해진다.


그저 동요인데 가볍게 부르고 들으면 되지... 할 수도 있겠지만 딸도 이 노래를 부르지도 않고 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아이 역시 가사에서 오는 불편함을 느낀 게 아닐까.


이 노래 말고도 다른 좋은 노래가 많다.

굳이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기분 좋게 선물을 주고 싶다.

아이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실까 안 주실까'가 아니라 '어떤 선물을 주실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길 바란다.

내가 울지 않고 말도 잘 들었으니까 선물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물을 받기를 바란다.

크리스마스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날이니까.




<울면 안 돼> 가사 전문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엔 선물을 안 주신대요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잠 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 날 때 장난할 때도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을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엔 선물을 안 주신대요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잠 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 날 때 장난할 때도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을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매거진의 이전글 크리스마스 선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