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까지 채워주는 담백 고소한 한 끼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콩국수를 좋아한다. 너무 말끔하게 갈린 콩물보다는 혀끝에서 가슬가슬한 입자가 조금 느껴지면 더 행복하다.
보통 여름에 차게 먹는 콩국수를 따끈하게 먹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검색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온(溫) 콩국수를 해 먹는 분들이 있었다. 사 먹는 콩국물이 아닌 직접 만든 콩물을 사용한 레시피는 드물었지만.
이거다 싶은 정확한 레시피를 찾기 어려워 결국 직접 만들기로 했다. 깨끗하고 좋은 국산콩을 구매해서 삶아보니 적은 양으로도 아주 넉넉한 양의 콩물을 만들 수 있었다. 찬물에 헹궈놓은 소면에 붓고 콩국수로 먹어보니 정말 간편한 데다 별미!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맛이 또 있을까.
카톡으로 엄마께 자랑했는데 '엄마는 콩물 만들어 마신 지 20년은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말씀처럼 그냥 마셔도 맛있어서 이제는 출출할 때 조금씩 마시고 있다. 비건과 논비건에게 모두 추천하는 콩물 및 따뜻한 콩국수 레시피를 공유한다.
{ 2인 기준 2~3회 섭취 분량 }
1. 하룻밤 이상 콩(대두, 백태)을 불린다.
-> 저는 300g의 콩을 불렸는데, 2인이 한 끼만 드실 경우 150g만 불려도 충분할 것 같아요.
2. 냄비나 팬에 불린 콩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5분 삶는다. 씹을 때 약간 어석거리도록. 많이 삶으면 메주콩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나니 부드럽게 삶으려 하지 말자.
3. 삶은 콩을 믹서에 넣고, 콩 무게의 2배만큼 온수를 넣어 갈아준다. (원하는 갈기 정도까지)
-> 갈고 나서 너무 되직하면 물을 더 넣을 수 있으니 처음부터 많은 물을 넣지 마세요. 저는 나중에 간을 맞추어가며 먹으려고 소금도 전혀 넣지 않았어요.
4. 소면, 중면 등 원하는 면을 삶아 그릇에 담고 콩물을 부어주면 끝!
-> 방울토마토, 참깨, 흑임자, 오이 등 원하는 고명을 올려도 맛있어요. 콩과 물 외에 아무런 가미를 하지 않아도 달큼해서 설탕을 넣기보다는 히말라야 소금만 조금씩 넣어먹는 것을 추천!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즐기고 싶은 분은 어느 정도 드시다가 얼음을 넣고 드셔 보세요~
* 보관 요령
- 냉장 시 최대 3일까지 보관을 권장하고 김치냉장고에 두면 더욱 좋다.
- 한 번에 먹을 만큼 소분하여 냉동했다가 해동시켜서 다시 한번 갈아먹어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