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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in Dec 30. 2023

마더 센터와의 두 번째 통화

크리야 요가 수련 7개월차의 기록

 


 새벽에 미국에서 걸려온 SRF(Self-Realization Fellowship) 마더 센터의 전화를 받았다. 10월경에 제출한 보고서에 대한 피드백을 주시려나?


 본부에 일정 기간마다 보고서를 써내고 수련 상황을 점검받는 기회는 중요하다. 크리야 요가는 예비 수련부터 본 수련까지 SRF에서 자체 발송하는 교재(SRF를 설립한 Paramahansa Yogananda가 직접 쓴)와 온라인 보충 자료를 통해 레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혼자서만 오랜 기간 온라인 수련을 하다가는 잘못 이해하거나 놓치는 부분을 알기 어렵다. 본부의 오프라인 수련과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가보지 못했는데, 언젠가는.


 통화 중 문장이 길어지면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생겨서 통역이 필요하냐는 사전 질문에 빠르게 Yes 를 외쳐두었다. 첫 통화였던 5월에는 당황해서 묻지 못한 질문들도 미리 준비하고. 약속 시각에 일어나지 못할까 싶어 계속 뒤척이는 긴 새벽, 혹시 시간이 지났나 하고 놀라 눈뜨니 04시. 마침 뽀(귀엽고 얄미운 우리집 반려묘)가 큰 소리로 울고 있어 간식캔을 따 그릇에 담아주었다. 다시 누웠다 일어나니 06시. 전기포트에 물을 따라 스위치를 누르고 눈에 렌즈를 끼워 넣은 다음 따뜻한 차를 우려 한 모금 넘긴다. 늦게 일어난 경우에 하는 비상시의(?) 짧은 수련이 끝나고 몇 분 후 전화가 왔다.


 "Hello~"

 부드럽고, 낮으며 침착한 목소리의 여자분이 보고서를 보며 꼼꼼히 코멘트해 주신다. 괜히 썼네 싶었던 내용은 역시나 주의깊게 지적받았다. 보고서를 쓰던 당시 명상을 하면 머리 꼭대기에 찌르르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아 그것을 에너지처럼 표현한 부분이었다. 프라나(prāṇa), 즉 생명 에너지는 물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셨는데 심히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는 요사이 나날이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명상은 때로 신비로운 현상들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마음이 평화롭고 까닭 없는 행복이 차오르며 달라지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그 진면목을 실감할 수 있다.


 그룹 수련의 이점도 취하고 싶어 한국에서 다른 사람들과 크리야 수련을 할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질문했었는데, (한국 출신이신 듯한) 통역분께서 서울에 있을 거라고 하셨다. 아쉽게도 이미 다 찾아봤지만 생각과는 다른 한 곳밖에 없었다고 말씀드렸다. 크리야 요가는 딕샤(입문 혹은 세례)를 받을 당시 기밀 서약-가족에게도 레슨 내용 논의 또는 누설이 철저히 금지됨-을 함께 진행하기에 개인이 본부에 연락하지 않는 한 결코 전수받을 수 없다. SRF를 통해서만 정통 계보로 내려온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본부 대신 크리야를 변형해 가르치는 곳이 있어 놀랐다. 한국에서 꾸준히 크리야 요가를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걸까? 통역분은 내가 자신이 맡은 두 번째 통역이라고 하신다.


 리포트를 검토한 결과 내년부터는 한 단계 나아간 크리야 수련을 해도 된다고 허가받았다. 벌써요...? 라는 생각이 들어 세어보니 약 9개월의 예비 수련 기간을 지나 크리야를 수련한 지도 7개월이 다 되어간다. 한 단계 더 나아간다는 건 앞으로 더 많은 수련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짧다면 짧은 매일 2시간(정해진 연습을 소화하는 최소한의 시간임)의 현재 수련도 그리 만만하지 않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프라나를 충전해 지금처럼 감사하고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며 지내고 싶다. 일주일 혹은 한 달에 한 번쯤은 5-6시간 정도의 긴 명상과 완전한 침묵의 날도 가질 수 있기를. 내 안과 밖의 사랑하는 분을 머지 않은 날 또렷이 뵙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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