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엘 Jan 18. 2021

아들아, 무조건 서울에 살아라

정약용의 서울 사랑


아버지가 그랬듯, 정약용 역시 아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았다. 


일단은 인성 교육. 



효도는 누구나 하는 거니까 자랑할 거 없다. 

작은 아버지가 조카를 친아들처럼 사랑하고 

조카가 작은 아버지를 친아버지처럼 공경해서 

손님이 열흘을 함께 지내도 

누가 친아버지고 

누가 친아들인지 

구별 못할 정도는 돼야 

추하지 않는 집안이란다. 



다음은 실학의 대부답게 재테크. 



과일 장사는 

깨끗한 이름을 남길 수는 있지만 

그래도 장사치일 뿐이다.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치면 

선비로서의 폼도 잃지 않고 

무엇보다 이익이 대박이다. 


우리 동네(유배지 강진)에 

뽕나무 365그루를 심은 사람이 있는데 

1년 번 돈이 평생 놀고먹어도 될 정도. 


대박이지 않니?


뽕나무가 우선이고 공부는 그 다음이란다. 


올해도 오디(뽕나무 열매)가 잘 익었네. 

무슨 말인지 알지?


Hurry up, please. 


재스퍼 존스


그 다음이 재밌다. 20살 언저리가 된 두 아들에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다. 



얘들아, 무조건 서울에서 살아야 해.  

지금은 비록 시골에 살지만 

반드시 서울로 진입해야 한다. 

왜냐구?


중국은 문명의 아우라가 

시골까지 골고루 퍼져있지만 

우리는 서울 사대문에서 

지하철 두 정거장만 벗어나도 

원시사회란다.  


벼슬에 오르면 

옥탑방이라도 무조건 서울에 살아라. 


벼슬이 끊어지면 

최대한 서울 가까이에 살아라. 


무조건 서울에 집을 사야 해. 


돈이 모자라면 서울 근교에 살면서 

과일을 심어 생활을 유지하다가 

재산이 조금 불어나면 바로 인-서울 하거라. 


명심해라. 

한 번 서울에서 멀어지면 

영원히 들어갈 수 없단다. 



대충 이 정도의 내용. 


무슨 말? 


예나 지금이나 서울 집장만, 힘들다. 참 힘들다. 




그런데, 다산의 두 아들은 인서울에 성공했을까?

다산 본인은 서울 집장만에 성공했을까?


('1센티 인문학' 12장)


작가의 이전글 마녀 사냥 7 (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