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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엘 Jan 26. 2021

두려움이 가장 두렵다

정복과 팽창으로 본 미국 역사 4


9.11 며칠 후 미국 여객기들이 다시 운항을 재개한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선택했다. 비행기는 텅 빈 채 미국 대륙을 날아다녔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 


그런데 인간의 감정 따위는 개의치 않는 통계가 다른 말을 한다. 



미국에서 테러범이 한 주에 한 대씩 여객기를 납치해 모든 승객이 죽는다고 할 때, 1년 동안 비행기 테러로 사망할 확률은 10만 분의 1 정도.  


반면 미국인이 1년 동안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5천 분의 1. 


무슨 말? 


9.11 같은 테러가 매주 발생해도, 자동차보다 비행기가 훨씬 더 안전하다는 말.    


에두아르도 파올로치


하지만 빈 라덴의 바람대로 미국인은 두려움과 공포에 질렸다. 그들에게 공항은, 비행기는, 죽음과 비슷한 단어였다. 


이런 현상은 1년 이상 지속된다. 


결과는?


2006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비행기를 버리고 자동차를 택한 사람들 1,595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살 수 있었는데 죽었단다.  


몽테뉴의 말이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자코모 발라. '추상화된 속도와 소리'


재미있는 사실. 9.11 이후 미국인이 어느 정도 일상을 되찾는데 1년이 걸렸다.  


그럼 9.11 이후 폭락했던 미국 증시가 평상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얼마나 걸렸을까?


딱 40일 걸렸다.


2차 대전 항복을 몇 주 앞둔 1945년 7월 말, 일본 수뇌부는 여전히 항복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은 일본의 항복을 직감한다. 주식 시장은 어떻게 됐을까?


하루 만에 2~3배나 오르는 종목도 발생했다. (‘1센티 인문학’ 87장 참고)


이래서 돈이 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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