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능력이다

선행학습 똑똑한 사용법 (7-7)

by 조이엘

흔들렸던 지나는 이내 중심을 잡았다. 지나는 방학 때 한 학기 선행을 하고, 학기 중엔 심화문제를 열심히 풀었다. 최고난도 문제집 3개를 풀었다. 단순한 문제 풀이, 양치기는 아니었다. ‘생각하는 훈련’을 했다. 한 문제로 이틀을 고민하기도 했다.


중2 겨울방학 두 달 동안 수월하게 중3 수학을 다 끝냈다. 중1 때 보다 수학 능력치가 쑥 올라갔다. 무리한 선행 없이, 학교 진도에 맞춰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었던 게 도움이 됐다.


중3 1학기를 시작하면서 지나는 ‘원하고 원했던’ 고등학교 선행을 시작한다. 나와 두 가지 약속을 해야 했다.


_ 고등학교 선행하는 동시에 중3 최고난도 문제도 계속 풀기

_ 수학 공부 시간과 독서 시간을 2:1로 유지하기


왜 그랬을까?


두 아이처럼 지나도 상위 1%는 아니었다. 하지만 본인이 의대에 가려는 의지가 확고했기에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고력과 지적 능력을 강화하면 고등학교 때 판을 뒤집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려면 수준 높은 교양 독서가 최고 전략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지나를 하산시켰다. 한 번씩 전화로만 고충(苦衷)을 듣고, 해결책을 같이 고민했다.


지나는 고등학교 3년간 내가 해준 말을 잘 지켰고, 유전자에 각인된 한계치(5-10%)를 깨고 당당히 2% 안으로 들어갔다. 희망하는 의대에는 진학하지 못했지만, 본인이 의대 다음으로 원했던 약대에 합격했다.


다른 아이들은?


셋 중 가장 똑똑했고 중1 겨울방학부터 선행을 맹렬하게 돌렸던 지원은 고등학교에 가서 평범한 학생이 되었다. 세은은 고1 1학기 기말고사를 끝으로 자퇴했다. 유학을 갔다는 말이 있고, 국제학교로 갔다는 말도 들었다.


유튜브와 AI의 공통점은 뭘까?


떠먹여 주기 달인들이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도 쉽게, 간단하게 설명해 준다. 그래서 세상 살기가 조금 더 편해졌을까?


편해졌지. 말도 못 하게 편한 세상이지. 하지만 잃은 것도 있다.


사고하고 고민하는 것은 원래 인간 고유 영역이었다. 유튜브와 AI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깊이 사고하지 않고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해석된 결과만 받아서 후루룩 짭짭 손쉽게 먹을 뿐이다.


사고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성찰할 수 없다. 편견, 오류, 아집에서 자신을 되돌이킬 수 없다. 잘못 들어선 길에서 되돌아 나올 수 없다.


내가 고민했던 지점이 이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지나가 더 깊이 사고하고 더 고민하게 안내할 것인가?/나는 지나에게 낯선 언어들을 제공했다.


빅뱅과 우주배경복사

자율주행과 칸트 철학

흉노와 하서회랑

광해군과 칠서지옥

미국의 ‘명백한 운명’

콜럼버스의 교환과 제주도 선인장


지나가 처음 만나는 언어와 개념은 지나 머릿속에서 크게 공명(共鳴)했고, 멈추지 않는 질문을 생성해 냈다. 지나에겐 그게 중고등학교라는 정신적 혼란기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본다.


아이들은 지적 자극을 주면 쉽게 빨려온다.


사고하고, 고민한다. 그리고 성장한다.




#cafe.naver.com/joyelclass

#instagram.com/joy.joy.el

작가의 이전글수학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