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수영 초보자의 회상 "나도 한때 수영선수였다"

긍작가의 만년필 그림 일기

by 개꿀
믿을 수 없겠지만 나도 한때 수영 선수였다.

믿을 수 없겠지만 중학교 때, 나는 잠깐 수영선수였다.


그러니까 아주 잠깐! 아마 며칠?ㅋㅋ


내가 다니던 중고등학교에는 수영장이 있었다.

이 말만 하면 다들 이렇게 말한다.


부자 학교 다녔구나


하지만 아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에게 잡초뽑기를 시켰던 학교라고!

(잠깐 나 눈물 좀 닦고)


제주도, 그 중에서도 읍 단위의 마을에 있는 우리 학교에 왜 수영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수영선수를 키우려고 조성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물론 언제까지나 내 추측이다.


남들은 수영장이 있어서 좋겠다고 하지만 난 그 반대였다. 통통한 몸이 콤플렉스였던 나는 체육시간이 제일 싫었다. 해마다 꼭 수영 시험을 봤기 때문인데, 6년을 그런 학교에 다녔으면서도 수영을 못하는 건 왜이죠?아놔.. 진짜.. 왜 사니? 응? (자꾸만 옆길로...)


수영반 들자!
수영하면 키도 크고 늘씬해진대.


누구였더라? 나를 이렇게 꾄 것은.


물론 다 맞는 말이다. 청소년기에 수영은 성장점을 자극시키니 당연히 키도 클 거고 열심히 한만큼 늘씬한 몸도 갖게 될 거다.


하지만 끈기라곤 없는 내게 수영부는 녹록지 않았다. 수영부에 든 첫 날부터 나는 열심히 킥만 찼다. 엎드려서, 걸터앉아서, 자세만 바뀌었을 뿐이지 변함 없이 킥만 찼다.


자나 깨나 킥킥, 꿈속에서도 킥킥

허벅지와 종아리가 어찌나 아프던지.

그래서 때려쳤다.


아마 수영은 나와 맞지 않는 스포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 은연 중에 이런 생각도 컸던 것 같다.


바닷가에서 헤엄치면 되지,
왜 굳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야하지?
도대체 왜!!!!


그래도 당시 수영장의 풍경과 비릿한 염소의 냄새, 오빠야들의 멋진 몸매...응? 이게 아니지. 아무튼 당시의 풍경이 지금도 아련히 떠오른다.


나는 수영부를 관뒀지만 수영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수영선수도 됐고 대회도 꼬박꼬박 나갔다.


그래서, 수영한 친구들 모두
날씬해지고 키도 커졌냐고?


아~니.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은 친구도 있고 아닌 친구도 있듯이 키가 커진 친구도 있었고 아닌 친구도 있었다. 살이 빠진 친구도 있었고 체격이 커진 친구도 있었다.


그중 최악은 키는 안 자라고 어깨만 넓어진 친구들이다. 수영선수여서 일반인보다 훈련이 과해서일까, 어깨가 넓어진 친구들이 아주 많았다. 그때 나는 수영을 안하길 잘한 이유들 중 어깨가 넓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안도한 거 같다.


그러고보니 나 초등학교 때는 잠깐 배구선수였다. 초등학교까지는 키가 무척 컸는데, 키 때문에 배구선수로 선발된 거다. 그리고 다음주에 전학을 갔다. 실컷 손목으로 배구공만 튕기다가 ㅋㅋㅋ


내 인생, 왜 이렇게 끈기가 없냐 ㅋ

그래두 재밌고 다이나믹 했네(끝은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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