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이 소유욕을 불러오다
몇 달 전부터 꿀순이는 모든 물건을 가리키며 "꿀순이 꺼야"라고 말한다. '소유욕'이 생긴 거다.
3세 아이의 특성 중 하나인 '소유욕'. 이 시기를 보내며 아이는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이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게 "내 거야"하며 쥐는 물건을 강제로 뺏거나 '욕심쟁이'라고 혼내며 무안 주는 일.
소유욕을 풀지 못한 아이는 삐뚤어진 소유욕을 갖게 될 위험이 있다. 자기 물건에 대한 지나친 집착 같은 게 아닐까.
그건 사랑이었을 것이다. 부모가 날 사랑하지 않았단 뜻이 아니다. 다만, 먹고 사느라 바빠 자녀에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줄 여력이 없었을 뿐.
우리 집엔 서랍장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안에 각종 문구가 가득 들어차 있다. 노트, 펜, 수첩, 스티커 등 목록별로 서랍이 다르다.
무슨 할머니가 옷이 이렇게 많냐는 거였다. 식솔은 많고, 고정적인 돈벌이는 없는 주제에 뭔 옷을 이리 샀냐는 거다. 생각해보니 우리 할머니는 멋쟁이였다.
듣다 보니 화가 났다. 아니, 돈 없으면 옷도 거지처럼 입어야 하나? 해봤자 오일장이나 시장에서 샀을 옷들인데.
"나중에 꿀순이가 크면 물려줘야지"
엄마의 소유욕,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어린 시절 '결핍의 구멍'이 깊다.
결핍은 목적을 쟁취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고, 정도의 삶을 깨닫게 하는 가늠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