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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ero Feb 19. 2022

이 정도면 작가로서 성공한 것 같아요

진정한 '성덕'이 되었다

 몇 주 전에 낸 책인데 지금 내가 읽어도 우스운, 스스로 첫 기획한 책이 발간됐다.


 브런치 작가로 등록된 초창기부터 내게 무수한 응원을 주시던 독자님들께 내 책을 드리겠노라 선언했고, 아마에 아마를 더한 아마 X3 쯤은 되는 아마추어 작가라 POD (오더와 동시에 프린트되는 책)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내 테스트 샘플 이후 처음 내 책을 내가 스스로 사서 발간한 책이 이제야 우리 집으로 배송됐다.


 기억에 많이 남은 독자님과 그간 '샤이 독자'로 내 글을 읽어주시던 분들의 주소를 감히 물었다. 책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저 '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꽤 '성공한 작가'가 아닐까 싶었던 건, 이 과정에서 얻은 대화였다.


 한 독자님과는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후에 이사 온 이 집 위층에 사는 분이었다. 주소를 보자마자 '내가 왜 내 주소를 독자님께 보냈지?' 하고 잠깐 착각했다.

 이내 직접 배달해드리겠다 하고 책을 받자마자 독자님 문 앞에 슬며시 걸어두고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과 무엇보다 귀한 편지를 받았다. 상갓집에 갔다가 느지막이 집에 들어왔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빵집 봉투가 걸린 걸 보고 눈물이 그렁해서 피식 웃었다.


 다른 독자님과도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우리 꼭 커피 한잔 하자고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집에서 그다지 나갈 일 없는 나, 더군다나 부스터에 부스터를 더한 나에게 코로나19는 그렇게 무서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쉽사리 당장 봅시다 하긴 어려워 책 안에 메시지를 적는다.

 해외에 계신 독자님도 내게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메일이 아닌 카카오 뷰를 통해 연락을 주신 (가장 먼저) 분도 있었다. 또, 내가 가장 깊은 슬픔에 잠겨 있던 때 댓글과 메일로 나를 살려 준 구원자도 있었다.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했다며 속 이야기를 꺼내 주신 독자님도, 또 그냥 먼발치서 응원하겠다 말씀 주신 분도 있다.


 점을 보고 왔는데 2022년, 구정이 지나면 내게 귀인이 많다 했다.

 작년 6월 브런치 '작가'로 시작한 나에게는 지금 현재 431여 분의 '구독자' 분이 계시고, '애독자'분들도 내 생각에는 - 여하튼 열 손가락은 넘는 듯 하니 - 있는 것 같다. 


 내 글엔 그럴싸한 포장지나 멋들어진 미사여구가 없는데도 그저 쉽게 읽힌다며 칭찬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 더 재밌는 글을 써볼까 한다.


 그리고 이제 또 새로운 걸 해보려 한다. DJ. 

 뭔가 해 내면 또 개봉박두해 볼게요! 


P.S. 지금까지 메일 주신 모든 분들께 월요일에 우체국 발송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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