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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fJesse Jul 31. 2023

단독주택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유형

단독주택에 만족감이 낮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는 단독주택에 3년 넘게 살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던 단독주택에 대한 고정관념이 차츰 변화하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서 [단독주택에 어울리는 사람 유형]을 작성한 바가 있다. 해당 글은 약 보름 만에 1만 5천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이건 아마도 단독주택과 관련된 주관적인 정보가 아파트보다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단독주택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의 유형은 단독주택에 어울리는 사람 유형의 반대가 아니다. 이 글을 읽으며 본인이 단독주택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의 유형인지를 판단해 보기를 바란다.




    내가 브런치에 단독주택에 대한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 것은 단독주택에 살고 2년 이상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약 3년이 넘게 지났다. 단독주택에 이사를 오기 전까지는 막연하게 단독주택에 살면 도둑이나 강도 등과 같은 치안에 대한 걱정이 컸던 것 같다. 아마도 당시 외국 출장이나 지방 출장이 잦아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3년 넘게 살아보니 치안과 같은 부분은 크게 걱정할 거리가 되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차이점들이 드러났다. 이 내용이 단독주택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은 단독주택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먼저 단독주택에는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관리뿐만 아니라 매수할 때도 그렇다. 나와 아내는 우리 가족에게 적절한 단독주택을 매수하기 위해 수십 건의 매물에 다녀왔다. 드물기는 하지만 현장에 가보지 않고 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아파트 거래와는 다르게 단독주택은 현장 방문이 필수적이다. 각각의 매물마다 땅 모양과 입지, 그리고 건축물의 상태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당 지역에 가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매물을 매수한 후에 거주하면서도 옥상 방수, 외벽이나 지하실과 마당 등 관리 면적이 아파트에 비해 넓고 별도의 관리인이 없어서 관리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은 단독주택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을 거주보다는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독주택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아파트를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 유라시아대륙과 동떨어져 있던 아즈텍인들은 1519년 에르난 코르테스와 그의 군대가 현재 멕시코 지역에 해당하는 아즈텍 문명을 침략하였을 때, 아즈텍 원주민들은 이 침략자들이 '금'이라고 불리는 노란 금속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아즈텍인도 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강도가 낮아서 무기를 만들기에도 부적합했고 장식을 위한 용도 이외에는 딱히 쓰일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이방인들이 금을 좋아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방인들의 금에 대한 욕망을 바라보는 아즈텍인들의 시점은 서방 선진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파트에 대한 욕망을 볼 때 느끼는 것과 많이 닮아 있다.


주인이 계속해서 바뀌며 가격이 크게 올랐던 아파트와는 다르게 단독주택의 가격은 물가상승에 맞추어 천천히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비교해서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세 제도와 한국의 경제 압축성장, 폭발적인 인구성장이 그 원인일 수 있다. 아파트가 수억 또는 수십억에 거래되는 현상을 서방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아파트는 단독주택에 비해서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 인구에서 30% 미만으로 그 매물 건수가 아파트와 비교 시 훨씬 적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 건수 자체가 압도적으로 적다. 성장기 또는 양적완화(금리인하 등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의 시기에 주인이 계속해서 바뀌며 가격이 크게 올랐던 아파트와는 다르게 단독주택의 가격은 물가상승에 맞추어 천천히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 추가로,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매물을 부동산에 내놓고 매도가 이뤄지기 까지 시간이 아파트 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사는 집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독주택과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 자주 왕래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독주택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아파트에 사는 것을 만족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전세로 살고 있다고 해도 전세가가 매매가의 60~70% 수준임을 고려할 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보유자산의 분포가 좁고 임금의 격차가 크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각 세대의 구조가 동일하거나 거의 비슷한 아파트에 사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엄청난 결속력이 생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서로에 대한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이웃과 교류하기도 편하고 왕래가 잦기 쉽다. 반면에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세대별로 거주 형태의 차이점이 크고 여러 가지 공통점의 결여로 인해 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주변의 이웃들과의 결속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과 자주 왕래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독주택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단독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사교육 시설의 부족은 흔하게 지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이 많은 지역은 아파트 단지에 비교하면 단위당 거주 인구수가 아파트 단지보다 훨씬 적다. 그래서 상점이나 식당 등의 인프라가 아파트 단지에 비해 크게 부족할 수 있다. 특히 학원은 주변에 있는 학교 수와는 별개로 아파트 단지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수가 적어서 사교육을 중요시하는 부모는 단독주택이 부적절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 동네에는 보도로 10분 거리에 초등학교가 2개 중학교가 3개 고등학교가 4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수는 현저히 적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 사는 부모는 사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아파트에 살 때보다는 확실히 벌레가 자주 목격되는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벌레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단독주택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절대 단독주택에는 벌레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 아니다. 방충망과 문단속을 잘한다면 집에서 해충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지면에서 적게는 수 미터에서 많게는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현관문이나 창문이 있는 아파트와는 다르게 단독주택에는 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정원이 있는 경우가 많고 현관문이 지면에서 가까워서 거미나 나방파리 등이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사오기 전에 많이 걱정했던 모기는 집안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내 기억으로는 작년에 1년 동안 잡은 모기는 10마리 미만이다. 벌레라면 질색했던 아내도 적응이 되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지만 아파트에 살 때보다는 확실히 벌레가 자주 목격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정리를 하자면, 아래 같은 경우 단독주택이 아쉽거나 부적절할 수 있다.


    1. 단독주택 매수 및 관리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

    2. 부동산을 거주보다는 투자의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큰 사람

    3. 상황이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4. 사교육을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

    5. 벌레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


    이 내용은 어쩌면 지극히 단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일 수 있지만, 단독주택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에겐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독주택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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