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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레카야자 May 24. 2019

꿈마다 너를 찾아 삼팔선을 헤맨다

태풍도 막을 수 없는 그리움 … 2차 이산가족 상봉

[미방분] 제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전 남측 집결지



첫 출장이었다.

금강산이 아닌것이 못내 아쉬우면서도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취재한다는 사실이 떨리고 설레기도 했다.

현장의 영상취재는 풀(Pool)*과 유니**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각 사의 1진 선배들이 풀에 들어가고 나는 취재기자 선배와 인터뷰 위주의 유니로 움직였다.


풀(Pool)* ; 여러 언론사가 각자 취재한 촬영 원본을 공유하는 취재 방식

유니** ; 각 언론사가 원본 공유없이 독자적으로 취재하는 방식




[미방분] 본인 확인 및 기념 사진 촬영



속초 한화리조트는 금강산으로 올라가 이산 가족들을 만나기 전 남쪽 가족들의 집결장소였다. 이 곳에서 가족들은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고 북한의 이산가족들에게 전달할 물품들을 검사받고 기념 가족 사진을 찍었다.

 




각 사의 유니 취재진들은 최대한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연은 사람 수 만큼 많고 다양했다.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모든 가족들은 다르면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웃는 모습에는 그리움과 슬픔이 서려있었고 우는 모습에는 기대감과 기쁨이 서려있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 부모-자식 간의 만남은 단 한 가족이 유일했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이제 2대에 걸쳐 살아있는 이산가족은 많이 줄은 탓이었다.



둘째 여동생을 만나러 온 강정옥 할머니는 100세였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참가자 중 최고령의 나이.

강정옥 할머니가 리조트 로비로 입장하자 전 사의 카메라는 그를 향했다. 풀을 짠 언론사끼리는 눈치껏 역할과 방향을 달리했다. 일사분란. 상대 사를 믿고 그림이 겹치지 않도록 다른 앵글과 사이즈를 본능적으로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할머니가 우연찮게 내가 있던 접수대로 오는 바람에 할머니의 앞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이후 근접 인터뷰와 스케치는 풀단에 맡기고 나는 멀찍이 떨어져 할머니를 취재하는 취재단의 모습을 담았다.


강정옥 할머니는 연로하신 탓에 귀가 들리지 않았다. 꼬박 100년을 지내온 두 귀는 더이상 여동생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없었다.

 

[미방분] 100세 강정옥 할머니 취재 열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남동생을 그리며 매일같이 부르던 노래를 직접 들려준 김교남 할머니이다.

가사도 알아듣기 힘들만큼 울먹이는 노랫말에 김교남 할머니를 처음으로 인터뷰한

나와 취재기자 주위로 타사 유니 영상기자들이 몰렸다.


이산가족에 대한 이산가족들의 그리움을 백마디 말보다 잘 전달해준 장면이었다.




못 오시나요
아아 물이 막혀 못오시나요

남북이 가로막혀 원한 천릿길
 꿈마다 너를 찾아 삼팔선을 헤맨다






8월에 이산가족들이 서로를 만난 후 9월, 양측의 정상이 만났다. 그 흐름을 타고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에 대한 여론이 급물살을 탔다.


할머니가 남동생을 만나고 온지도 벌써 10여개월이 지났다.

상설 면회소는 아직 생기지 않았다. 장소나 시설보다는 하루 빠른 시일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올해로 92세가 되신 김교남 할머니는

여전히 밤이면 밤마다 꿈에서 남동생을 찾아 삼팔선을 헤메실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리포트 ; http://imnews.imbc.com//replay/2018/nwdesk/article/4779541_226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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