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을 비

붉게 물든 낙엽의 빗물

by 애나 강


가을 비가 내린다.
붉게 물든 낙엽이 빗물에 젖어 하나둘 땅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 공중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봄에 피어나 여름 내내 푸른 생기를 품었던 잎들이 어느새 가을의 붉음으로 물들어, 비와 바람 속에서 거의 반쯤 땅으로 내려앉았다.

짧은 가을이 지나면 매서운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계절은 늘 변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함없는 것이 있다.
떨어진 낙엽처럼 끝을 맞이하지만, 다시 피어나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자연의 질서가 그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았다.

사람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때로는 계절처럼 흔들리고 변할지라도,
본연의 마음과 성품은 변치 않기를.
세상의 바람과 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곁에서는 어떤 계절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오늘 내리는 가을 비를 바라보며,
짧지만 소중한 시간과 사람들을 떠올린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과 기억을 간직할 수 있기를,
떨어진 낙엽처럼 스쳐가는 시간 속에서도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그렇게 가을은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남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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