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도착한 첫날,
마트 계산대 앞에서 나는 어리둥절했다.
계산이 끝났는데, 계산대 직원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였다.
바구니 속 물건들이 고스란히 내 앞에 남아 있었고
직원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Have a great day!”
그때 알았다.
이곳에서는 내가 직접 물건을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사소한 일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낯설고 머쓱했다.
문화 충격은 그렇게 아주 일상적인 장면에서 찾아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이들은 자연스럽게 “Hi” 혹은 “How are you?”를 건넨다.
처음엔 당황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됐다.
그건 그저 이 나라 사람들의 일상적인 인사였다.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예의였다는 걸.
한국에선 말 없이 고개만 까딱하면 되는 일이
여기선 짧은 대화로 시작된다.
그 짧은 인사가
나를 처음으로 이방인으로 만든 기억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또 하나의 충격이 있었다.
알림장도 없고, 숙제도 없고, 시험도 드물었다.
‘이렇게 느슨해서 괜찮을까?’ 싶었지만
아이들은 점점 학교를 즐기기 시작했다.
공부보다 중요한 건 자기 생각을 말하는 연습이라는 걸,
나는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있다.
문화 충격은 당황스러웠지만
돌이켜보면 그 안에는 배움과 확장이 숨어 있었다.
그 나라 사람들의 방식, 그들의 상식, 그들의 속도.
나와는 달랐지만, 틀린 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다.
다름은 불편함이 아니라,
내가 아직 모르고 있었던 또 다른 방식의 삶이었다는 걸.
그리고 이제는, 나도 엘리베이터에서 “Hi” 하고 웃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