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초기, 나를 가장 괴롭혔던 건 ‘고립감’이었다.
언어보다도, 문화보다도,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감정이 더 외로웠다.
낯선 동네에서 버스 노선 하나 익히는 것도 일이고,
아이들 학교에서 건네는 메일 한 통 해석하는 것도
긴장이었다.
어디 가서 물어볼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이
무거운 돌처럼 가슴을 눌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 친구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교회 같이 가보실래요?”
그 말이 그렇게 따뜻하게 들릴 줄 몰랐다.
처음엔 예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느낌이 필요했다.
그 작은 공동체 안에는
다정한 인사와 따뜻한 밥,
그리고 나보다 먼저 이민 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외로움이 조금씩 풀어졌다.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다들 이렇게 시작했구나.”
기도보다 먼저, 사람이 있었다.
종교보다 먼저, 마음이 있었다.
그저 누군가가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고,
내 사정을 묻고,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힘들었죠”라고 말해주는 그 마음이
내가 신을 향해 마음을 열게 만든 시작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예배의 말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기도 시간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신이 정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대고 싶었던 건,
사람을 넘어선 어떤 존재의 품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나는 완벽한 신자가 아니다.
신학을 아는 것도 아니고, 성경 구절을 외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외로움 끝에서 만난 그 따뜻한 공동체가,
내게는 신의 손처럼 느껴졌다.
그 손이 나를 붙들었고,
지금까지 이끌어주고 있다.
이 글은 단순한 종교 이야기가 아니라,
이민자의 마음이 믿음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안에서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