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입에서 '다른 집은'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짜증과 함께 서운함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아이들에게는 "누구네는 공부도 잘하고 착하다던데", 저에게는 "다른 집 아내는 일도 하고 살림도 척척 해낸다더라" 같은 말들. 심지어 김치 한 박스를 담그는 것까지 다른 아내들과 비교하는 남편의 말에 저는 지쳐갑니다. 과연 남편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말일까요, 아니면 저를 다른 이들과 비교하며 저를 깎아내리려는 걸까요? 알 수 없는 의도에 답답함만 쌓여갑니다.
저도 남편을 다른 집 남편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누구네 남편은 아내에게 그렇게 다정하다던데", "어느 집 남편은 퇴근하고 오면 집안일을 돕는다던데"라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그런 비교가 우리 관계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애써 삼키고 또 삼킵니다. 저 또한 전업주부로 아이 셋을 키우며 가정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손이 덜 간다고는 하지만, 매일 도시락을 싸고 집안일을 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가정을 지탱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저의 노력을 너무나 쉽게 다른 이들과 비교하며 평가절하합니다.
남편의 불평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60이 넘어서도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 다른 집 가장들도 열심히 일하는데 왜 자신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냐는 식의 푸념. 하지만 당장 생활비는 어떻게 하려고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지, 그 생각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유튜브만 보다가 밥 먹고 운동하러 나가는 것이 일상인 남편을 보면서,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어쩌면 남편은 그저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말들을 저에게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것일지도요. 하지만 그 말들이 듣는 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피로감을 주는지 남편은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노력과 희생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는 걸까요? 저는 그저 가정을 위해 묵묵히 제 역할을 해왔을 뿐인데, 왜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완벽한 가정은 없습니다.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노력을 존중하며 격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이 아닐까요? 남편이 저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헤아려주고, 제가 남편의 무게를 이해할 수 있는 따뜻한 대화가 절실한 요즘입니다. 비교가 아닌 공감으로, 비난이 아닌 이해로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