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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국 May 22. 2020

인생에 쉼표가 필요한 이유

방향이 맞다면 조금 느려도 괜찮다

 작년의 내가 올해의 나에게 물었다.


 "작년보다 올해 나아진 게 뭐지?"


 생각했다. 아주 약간 늘어난 예금 잔액와 조금 줄어든 대출금이 떠올랐다. 처지나 상황이 나아졌다고 할만한 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마음이 조급하다. 2020년, 누구보다 도약의 해로 삼고 싶은 올해의 성적표는 아직 초라하다.


 특히 생각이 많아졌다. 상념에 빠지는 시간이 길어졌다. 올해의 나는 분명 알고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내가 선택하는 선택지의 무게감이 훨씬 무거워졌다는 것을.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노력한 모든 사람이 성공을 보장받은 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노력했다.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작정 찾는다. 그렇게 찾은 것들에 몰두하며 그들처럼 생각하고, 그들처럼 행동하고 싶다는 욕망에 어느새 사로잡혔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책을 펼쳤다. 피곤함 탓에 책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책을 덮고 밖으로 나왔다. 한산한 벤치에 앉아 청명한 하늘을 보며 음악을 켰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자, 이내 마음에 안식이 찾아왔다.


 선택의 무게도, 더 나은 삶에 대한 욕망도 느껴지지 않는 완전한 시간.


 애써 무리하지 말라며 다독여 주는 짧은 쉼표의 시간이 오늘따라 감사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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