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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국 May 25. 2020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나도 한때는 스타벅스의 호갱이었다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으로 여론이 뜨겁다.


스타벅스 서머레디백 핑크 / 스타벅스코리아


 지난 주말 스타벅스 여의도 매장에서 증정품인 서머레디백 17개를 받기 위해 음료 300잔을 구매한 소비자가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 소비자가 구매한 음료는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무료 배부했으나, 대부분은 폐기되었다는 기사의 문단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설마 했지만 이후에는 예상한 대로 이 증정품의 전매행위와 관련된 기사가 보도되었다.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의 품귀현상에 대해 불편한 이유를 생각해봤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한정된 물품을 증정받은 소비자들을 맹목적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다. 불편함의 밑바탕은 이렇게 획득한 비매품을 전매하는 행위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희소성 있는 물건에 값을 매겨 파는 행위는 정당하다. 하지만 판매용 제품이 아닌 이벤트용 증정품에 값을 매겨 판매하는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여간 불편한 마음이 든다.


 2018년 기준, 스타벅스코리아의 연간 매출액은 국내 5대 커피 프랜차이즈 추정 매출을 합산한 금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많은 소비자가 여전히 스타벅스의 매장을 이용한다. 매년 특정 증정품의 제공 행사를 진행하는 스타벅스는 행사 증정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에 수요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해마다 프로모션 증정품은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한정'이라는 단어보다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기준으로 생각해본다면 스타벅스의 증정품 공급은 분명 아쉬움이 느껴진다. 좀 더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스타벅스가 국내 소비자를 호갱으로 생각하는 불편한 감정이 든다.






 나도 한때는 스타벅스의 호갱이었다.


 매년 겨울,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프리퀀시를 모았다. 아침에 출근하며, 점심식사 후, 퇴근 후 까지 많게는 하루 세 번 매장을 방문한 때도 있었다. 그 해에도 어김없이 다이어리를 교환하기 위해 프리퀀시를 모았다. 원하는 색상의 다이어리가 동나 어느 매장에서도 구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스타벅스코리아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내가 원하는 색상의 다이어리를 다시 공급할 계획은 전혀 없다는 회신을 해주었다. 덕분에 나는 스타벅스의 호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증정품을 제작하여 증정하는 스타벅스와 자신이 원하는 한정된 물품을 손에 넣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할애한 소비자 모두 잘못된 점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그러나 조금 불편한 시선으로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떠들썩한 일의 당사자들에 대한 비난이 아닌,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스타벅스가 해당 증정품을 조금 더 넉넉하게 공급하였다면, 증정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전매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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