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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운 Dec 02. 2016

브런치 메인에 노출된다는 것

3만 명과 함께 한 기적의 순간!

11월 29일 이후 브런치 알림이 폭발했다. 드르륵 드르륵 계속 진동이 울린다. 몇 시간 전에 올린 교토 여행 관련 포스팅의 조회 수가 1000, 2000, 3000을 넘겼단다. 한 시간에 1000명씩 내 글을 읽고 있다고?

블로그 마케팅할 때 가짜 계정을 활성화해준다던 그 로봇이라도 접속했나? 내 브런치에 무슨 볼 일이지? 의심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으나 4000, 5000, 6000, 7000, 8000, 9000, 10,000을 찍으며 연 3일째 드르륵 거리는 이 알림 소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어 직접 접속 소스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대체 무슨 일이람!

모바일에서는 editor's picks로 표시되나 웹으로 접속하면 브런치 메인 화면이다.


통계 메뉴를 이렇게 열심히 들여다 본적도 없는 것 같다. 유입 경로에 표시되는 저 다양한 채널을 보라. 그런데 유입률이 가장 높은 건 "기타"다. 역시 로봇? 일단 알 만한 키워드인 "카카오채널"을 찾아보기로 했다. 유입률이 매우 높은 SNS 분야로 표시된다. 카카오톡을 실행하고 채팅창 옆 탭의 신문 모양을 클릭하면 카카오채널에서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이 나오는데, 여기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카카오채널로 이동하고 새 화면에서 키워드에 적합한 콘텐츠를 보여준다.  

유입경로의 "기타"가 80% 이상이라니, 역시 로봇이 아닐까란 뜬금없는 의심이 샘솟았다.


조회수가 10,000을 넘겼다는 내 포스팅의 제목은 "교토에서 먹거리를 즐길 만한 곳은? :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니시키 시장 방문기"다. "교토"처럼 웹에서 범위가 넓게 검색되는 키워드는 상위 노출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블로그계의 최고 인기 키워드라는 "맛집"으로 검색해보기로 했다. 검색창에 "교토맛집"을 입력했다. 맛집 검색이랑 연관된 포스팅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한 시간에 1000명을 모을 수 있겠어?카카오채널 페이지를 샅샅이 뒤졌으나 예상대로 내 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사실 내 포스팅은 맛집 소개 글도 아니지 않은가!

다시 정신을 다잡고 검색창에 "교토여행"을 입력했다. 찾았다! 카카오채널에 브런치 포스트 글이 노출되는 알고리즘은 알 수 없지만 카카오채널 홈에서 "교토여행"을 검색했을 때 거의 최상단에 내 포스팅이 뜬다. 10여 개의 글이 순서대로 롤링되는 부분이다. 범인이 여기 있었구나 싶었는데, 어라? 내 글은 맞는데, "소박한 교토 여행, 뭘 탈까? : 칸사이 공항에서 교토 가기 - 교토의 교통 수단" 포스팅 제목이 다르다. 방문자 유입을 높이는 데 이 포스팅이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몸통은 아니었던 셈이다. 덕분에 포스팅이 카카오채널에 노출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소득은 있었다. 내 포스팅의 정보도 뭔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좋았어!

카카오채널에서 "교토여행"을 검색했을 때 이 포스팅이 노출되었다.


이제 "기타"가 뭘 의미하는지 찾아야 한다. 친구에게 SOS를 쳤다. "도대체 못찾겠어!"

잠시 후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사진", "ㅋㅋㅋㅋ"

사진을 클릭하니 브런치 메인 화면이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동안 또 메시지가 왔다.

"메인에 떴잖아!"

뭐라고? 브런치 메인에 노출됐다고?

"교토 여행의 1번지"란 멋진 제목으로 포스팅이 소개된 브런치 메인 화면


진짜 찾았다! 통계 화면의 "기타"는 우려했던 로봇이 아니었다. 브런치 메인 노출이었고, 숫자 하나하나는 같은 공간에 머물며 진짜 내 이야기를 읽어주는 "사람"이었던 거다. 그저 뭔가 쓰고 있는 시간이 좋아서 시작한 포스팅인데, 여기에 사람들이 반응해주다니 굉장한 일이다.

"교토 여행의 1번지"란 멋진 제목을 달고(브런치 에디터님이 붙여주신 듯) "editor's picks"에 선정되어 브런치 메인에 노출되었던 이 하루 동안 무려 29,000여 명의 사람들이 내 브런치를 다녀갔고, 해당 포스팅의 조회수는 30,000을 넘겼으며, 쉴 새 없이 울려대는 26개의 알림을 받았다. 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만 하루를 보냈고, 내가 남긴 포스팅 한 건으로 3만 명을 만났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유쾌한 경험이라니!


무언가 멋진 말로 이 경험을 정리하고 싶은데,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내게 브런치 메인에 노출된다는 건, 아마도 3만 명과 함께 한 기적이 아니었을까?


* 글쓰는 내내 들떠 흥분을 전한 건 예쁘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하루와 함께 감사드려요~


* "editor's picks"에 노출해주신 브런치 에디터님, 이 글을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환상적인 경험을 선물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을 읽고 찾아주신 방문자님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브런치하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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