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id Kang Aug 15. 2020

호주흔적#04

사진으로 말해요 : 일요일은 프리맨틀

프리맨틀에 가기로 한다
서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장이 열리고
서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유산이 있으며
인별에 올려질 법한 감성과
항구 도시에 어울리는 관람차
그리고 해산물 요리가 특화된 곳이다
우선 밥부터 먹기로 한다(반가운 번다버그)
뻔한 메뉴를 선택한다
홍합을 먹지 못하는 동행인은 남겨질 것을 염려했지만
껍질을 빼면 고작 한줌인 것을
 입간판을 찍었다는 것은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다
습하지 않은 기후의 땅에선 처음인 듯한 야자수
습하지 않은 기후라 사막의 느낌도 났다
바닷가를 산책하기로 하고
바닷가를 찾았지만
정수리가 뜨거워서 바닷가가 보이는 카페로 피신한다
바닷가가 바로 보이는 창가를 거부할 만큼 뜨거웠다
정수리를 식히고 나오니 '청 명' 을 돕고 있는 구름들이 반긴다
최대한 그림자를 찾아 걷는다
가장 오래되었다는 건축물에 오르기로 한다
얼마 전(1991)까지 감옥으로 쓰였다는 라운드 하우스
지금은 쓰임을 멈춘 포는 인도양을 향하고 있다
인도양을 보고 있다
라운드 하우스를 등지고 내려오니 귀여운 것이 반긴다
이런 기획과 계획과 실행 그 모든 과정이 도시를 귀엽게 한다
귀여운 것은 멀리서 보면 귀엽고 가까이에서 보면 더 귀엽다
귀여운 것은 또 다른 귀여운 것(그림)을 부른다
구름도 귀엽다
성당의 시계탑에도 귀여운 것의 흔적이 묻어있다
광고마저 귀엽다고 느낄 때 즈음 정수리가 다시 신호를 보낸다
프리맨틀 마켓으로 1차 피신을 한다
서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카페로 2차 피신한다
아예 착석한다
얼음 인심이 넉넉한 아이스 롱블랙을 칭찬하며 마신다
동행인의 메뉴도 한번 찍어본다
대충 이런 이미지를 구경하고 앉아 있다가
숙소로 돌아 와 엔딩요정들을 찾는다
평창 올림픽이 한창이(었)다



어서 와 행드럼 연주는 처음이지?


작가의 이전글 호주흔적#0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