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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Oct 04. 2020

호주흔적#07

사진으로 말해요 : 혼자 추는 춤

퍼스의 마지막 날, 냉장고를 턴다
고봉풀이 완성된다
고봉풀을 든든하게 먹고 마지막을 위해 아껴둔 곳을 찾는다
퍼스 현대 미술관(PICA)
한국인 작가의 전시 안내에 마음이 술렁인다
입장 전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주문한다
이대로 버려지긴 너무 아까운 그대
한번 더 기념하고 입장한다
모든 전시 촬영이 가능하다
보따리 트럭을 타고 여러 곳을 누비는 누군가가 있다
한국적 오브젝트가 놓여있다
태초에 그것들이 있었다고 보여준다
태극기와 인공기가 만나고 있다
한국인인 나는 타이밍이 묘하다고 느끼게 된다
미술관을 등지고 노스 브릿지로 향한다
온 하늘이 호주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스에서나 본 것 같은 교회가 눈에 띈다
혼자 추는 춤을 듣고 있던 참이다
과연 타 볼 일이 있을까 싶은 퍼스의 역도 한번 담아본다
목적없는 배회를 관두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먼저 나온 베이비 치노를 마셔본다
비건은 아니지만 비건 식을 먹어본다
숙소에 잠시 들러 기념 촬영을 한다
작지만 알찬 주방과
평창 올림픽을 응원하며 간단한 식사를 해결했던 공간과
수압은 약했지만 깨끗했던 욕실등을 담아본다
퍼스 여행의 시작을 알린 곳으로 향한다
10년만의 호주 행 첫 도시였던 퍼스도 곧 그리움이 되겠지
질척이는 감정을 끊고 짐을 꾸리려 숙소로 향한다
남은 와인도 비울 겸 저녁은 보다 간편한 것들로 해결한다
퍼스의 마지막 밤 마지막 지역 특산품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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