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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Oct 25. 2020

호주흔적#09

사진으로 말해요 : 네글 아니고 넬그

입에 착 붙지 않는 글.레.넬.그.에서의 첫 아침을 맞는다
오늘의 드레스 코드는 '버려지기 직전의 것'들이다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나름 유명한 베트남 국수집을 찾았다
비건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또 비건 식이다
하이텐션 직원에게 홀려 카페 쓰어 다도 주문한다
정수리를 강타하는 파워 햇볕 도시엔 그만이다
식후 근처 박물관으로 향한다
글.레.넬.그.에 관한 잡다한 것이 정답게 모여있다
바로 근처 드로잉 뮤지엄도 구경한다
판매를 위한 전시였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눈에 담는 것으로 대신한다
기념품 샵 역시 구경만 한다(야옹)
구경 잘하고 갑니다
힌두의 숨결이 느껴지는 건물과 하늘을 잠시 보자
하와이의 숨결이 느껴지는 야자수와 바다도 잠시 보자
서호주 역사의 시작을 알린 버팔로 호도 잠시 보도록 하자
이윽고 카페인과 당 보충의 시간이다(어제 왔던 그 카페)
오늘 버려질 예정이었던 녀석이 죄책감마저 가져간다
마음이 예뻐지는 그림을 지나 바다로 향한다
해가 지는데 바닷가를 찾지 않는 건 반칙이다
다시한번 라이언 고슬링을 소환해본다
몸집을 늘린 구름 덕분에 어제와는 다른 풍경이다
언젠가 다시 널 만나러 올게
오늘의 엔딩요정은 숙소로 인해 생긴 마음의 독을 씻겨줄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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