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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Oct 25. 2020

호주흔적#10

사진으로 말해요 : 하프 앤 하프

애들레이드 시티로 넘어가는 날이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
이태리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에서 아점을 해결한다
비건이 아님을 증명할 절호의 찬스다
이토록 짜고 입에 착 붙는 에스프레소가 그리웠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문득 보게 된 풍경이 너무나 사치스럽다
시티로 넘어가기 전 동네 한바퀴를 시전한다
기차길을 만나면 사진에 담고 보는 옛날 사람이다
라벤다를 만나면 신기해하는 도시 사람이다
10년 전(2008년) 요 작고 귀여운 녀석을 만난 행운의 사람이다
처음 보는 카페를 만나면 다소 흥분하는 사람이다
수평과 균형에 다소 집착하는 사람이다
TMI와 함께한 동네 산책을 마치고 바닷가로 향한다
이별을 버거워하는 마음이 투영된 하늘이다
사실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밀려오는 순간
그럴 일은 없다고 반대 편 하늘이 말해준다
이제 애들레이드 중심부로 가보자
우선 미리 예약해 둔 숙소에 잠시 들러 짐을 푼다
순간 이케아 쇼 룸에 온 거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이 얼마만에 맡아보는 도시 냄새인가(킁킁. 대도시 스멜)
애들레이드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역사를 함께 한 챸흘릿
분수대도 구경해준다
깊은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건축물과
귀여운 에피소드가 있을 것만 같은 마켓
그리고 모처럼 보는 줄지어 선 자동차등을 신기해하며
늦은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이태리의 숨결을 따라가는 날이다
빌딩 숲을 헤치며 마음에 들었으면 하는 카페를 물색하던 중
댕댕이를 닮은 구름을 발견한다
20세기 여행자들은 필수 관문인 우체국을 그냥 지나쳐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아무 카페에 들어선다
얼음 인심이 넉넉치 못하다고 투덜거렸지만 맛은 좋았다
한국에 같은 이름의 밴드가 있노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참는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올리게 하는 건축물을 지나
센트럴 마켓에서 간단히 장을 본 뒤 숙소로 향한다
(이때 구입한 이 꿈틀이 친구는 꽤나 오래 함께 했다)
오늘은 엔딩 요정은 샤인 머스켓 뺨치는 사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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