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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Jan 10. 2021

호주흔적#13

사진으로 말해요 : 브금을 주세요

러브 하우스(미술관 옆 동물원 OST) 브금을 깔고
본격 집 구경을 시작한다
고풍 벽난로 위로 빅토리아 풍의 그림이 걸린 큰 방과
이불 보에 모든 열정을 쏟은 듯한 작은 방 중
좀 더 멋스러운 방을 친구에게 내어주고
짐을 대충 던져 넣은 후
모처럼 요리를 했다(아, 고향의 맛!)
잠시 고향을 맛 본 뒤 다시 브금을 깔고
없는 게 과연 있을까 싶은 알찬 주방을 보자
설겆이의 무료함을 달래줄 창 아래 놓인 싱크대도 보자
클래식한 욕조가 놓인 이 공간은
청소 상태가 매우 양호해 박수를 불렀던 욕실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식탁과
좀처럼 켜질 일이 없었던 TV가 놓인 거실
각종 필요한 물품이 들어있던 벽장
끝으로 마당 뷰가 돋보이는 발코니 등을 충분히 둘러보고
동네 산책에 나선다
베터리 포인트에서의 보낼 시간이 기대되는 저녁이다
그렇게 일요일이 가고 있다
산책 후 늦은 저녁을 만들어 먹는다
모처럼 엔딩요정도 찾아왔고
여행 중 처음 책을 꺼내 들었다
고즈적한 풍경에 그렇지 못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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