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실내화 신고 너무 휘둘렀네!

by 김건숙

소파에 앉아 대만 책방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을 30여 분 읽었더니 어깨와 허리가 안 좋아 간단한 운동을 하기로 했다. 오후 세 시대는 살짝 졸음이 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팔 돌리기 운동도 하고, 유투브에서 본 운동도 하다가, 걷기는 어떨까 하고 시작했다. 지난주 지압원에서 사온 명품 실내화를 신고 말이다. 소리도 전혀 나지 않아 집안에서도 할 만 했다. 기능 신발로 만들어진 실내화가 궁금해 회사 홈페이지로 들어가 검색도 해본 터였다.

발지압 특허 슈즈로 등록된 그 신발들이 만들어진 배경이 있었다. 신발 회사 대표가 어렸을 때 허리를 심하게 다쳐 오래 걷거나 서서 활동하면 허리에 무리를 느끼고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성인이 된 후에 독일제 건강 신발을 신었는데 허리 통증이 줄어들어 신발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단다. 하지만 신발이 너무 비싸 국내에 유통할 방법을 생각했고, 오산대 신발공학과 교수들과 함께 개발을 하게 되었다. 신발의 모양과 체중 분산에 효과적인 발아치를 받쳐주는 신발을 만들어낸 것이다. 거기에 조선시대 임금들이 버선 속에 콩과 팥을 넣어 콩신발을 신으며 건강관리 했다는 점에 착안하여 지압점을 추가했다고 한다.

현재 나는 어깨가 안 좋지만 무리가 가면 허리도 안 좋다. 척추이니 더 연관이 있겠지만 우리 몸은 유기체라서 어느 곳 하나가 안 좋으면 몸 전체가 안 좋아진다. 특히 뼈가 틀어지면 서서히 전체가 틀어지면서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아픈 곳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실내화 신고 운동 한다면 허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몸 전체도 좋을 것이니 주방에서 거실까지 왔다 갔다 했다. 몇 보를 걷는지 체크해 보려고 휴대폰을 들고 걸었다. 그냥 걸은 것이 아니라 두 팔을 힘차게 흔들며 걸었다. 일명 파워워킹이다. 지난 주 병원에서 처방받아온 진통소염제를 먹고 있어서 어깨 환자인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천보가 이천 보 되고, 이천 보가 삼천, 사천, 오천 보가 되도록 걸었다. 한 시간 가까이 했다. 걷다보니 어느 새 어깨가 가벼워지고 통증도 없어졌다. 역시 기능성 신발은 효과가 좋다고 생각했다. 내일 아침에는 어깨 통증 없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컸다. 온욕까지 마치고 나니 어깨 날씨는 그야말로 ‘쾌청’이었다.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반련견 산책까지 마치고 저녁에 다시 주방과 거실을 걸어 만보를 넘겼다.

그런데 새벽 3시에 일어나 찜질팩을 데워 찜질을 해야 했다. 자다가 또 깨서 6시에도 했다. 이러다가 팔을 못 쓰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몰입형인 내 기질이 문제다. 이 기질은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가져다주었다. 짧은 시간 내에 눈에 띄는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깨 통증으로 관리 받고 있는 사람이 갑작스레 파워워킹을 했으니 안 아프겠는가. 생전 운동 안 하는 사람이 높은 산에 올라갔다 내려왔을 때 생기는 근육통처럼 통증이 양 어깨를 짓눌렀다.


그냥 걸었어야 했다. 걷는 거야 자주 하는 편이니까 무리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깨 환자가 너무 과격하게 흔들어댔다. 시간을 다투지 않는 일이라면 대부분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강도를 갑작스레 높이면 몸도 마음도 놀란다. 어떤 사람이 누굴 좋아한다고 훅 하고 들어가 버리면 그 사랑은 깨지기 쉽다.


우리 삶도 그러하다. 갑작스레 변화시키면 적응하기 힘들고, 과식하면 체한다.


절대, 내 인생 만큼은 과격하게 흔들어대지 말 것!



(6.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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