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악기 하나쯤은

딸 초등 6년~중1 때 함께 쓴 교환일기(2008~2010년)

by 김건숙

유민아!

유민이도 엄마처럼 만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네 말대로 많은 만화는 이야기와 묘사가 깊지 않아 울림이 적구나. 엄마는 만화를 보면 정신이 없고 집중이 안 돼.

유민이가 《내 남자 친구에게》라는 두꺼운 책을 읽어낸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 힘으로 역사책이나 고전 명작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거야. 유민이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그런 노력이 필요하단다. 명작에는 명문장이 많지. 그래서 그런 책들을 읽으면 너의 언어 실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어.

벌써 4월이 다 지나가고 있구나.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말이야.

엄마는 오늘 해금 배우려고 국악학원에 가서 알아볼 거야. 살아가면서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알면 참 행복할 거야. 미래에 청소년들이나 주부들에게 강연을 하다가 좀 자루 해하는 것 같다 싶으면 해금 연주를 하거나 판소리를 해서 분위기를 바꾸면 좋지 않겠니?

유민이도 꼭 하고 싶은 것을 배워서 유민의 삶이 풍부해지길 빈다. 우리 인생은 자기가 마음먹고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단다. 한 번 주어진 삶, 멋지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의 의미이지 않겠니?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꾸준히 해서 그 양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엄청난 실력이 쌓인단다. 유민이도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해 보기 바라. 유민이가 원하는 게 있으면 엄마가 팍팍 밀어줄게.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자꾸나!


유민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 claudebalon, 출처 Pixabay




♥♥하는 엄마께

엄마,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있어요. 진짜 눈 감고 딱 뜨면 바로 세월이 흘러가요. 걱정이다.

내일 드디어 레이저 치료받으러 병원에 가네요. 제가 아프지만 않았더라면 우리 집 형편이 더 좋을 텐데……. 며칠 전에 수건 꿰매 줘서 감사해요.

내일 우리 논술 수업인데 남자 애들이 장난 많이 칠까 봐 겁난다. 엄마, 논술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며칠 있으면 또 중간고사예요. 사회를 잘 볼까 걱정이네. 사회공부 다 모르겠는데……. 망했다. 그럼 빨리 공부해야겠다. 이제 16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언니는 2일밖에 안 남았다. 우리도 2학기 기말고사는 3일 볼 걸요? 그전에 교과서도 보고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겠네요. 이번 중간고사 파이팅해야겠어요. 아자, 아자, 파이팅!

엄마, 보고 싶어요. 오늘 해금 좋은 소식 있으면 좋겠어요. 나도 악기 하나, 아님 취미 같은 학원 하나 다녀야겠어요.

아자 아자 아자 아자!



엄마를 사랑하는 유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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