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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Jan 19. 2019

하관, 환승 중

세상의 불이 다 꺼졌습니다



비가 멈추길 기다렸습니다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립니다

비가 게릴라 성으로 쏟아져
우산을 펴고 저마다 자리를 뜨고
나도 발길을 옮기며
잠시 하늘을 보았을 뿐

한적한 거리로 나섰던 거야


휘몰아치는 안개 속을
걸어갔습니다


세상의 불이 다 꺼졌더군요


구름이 산을 내려오는 중
나도 비에 젖어서
땅속을 파고듭니다


공허하지도 가볍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구름과 꽃과 비가

나를 따라왔던 거야

고요 속 가득히

소란스럽널브러지는

꽃! 꽃!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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