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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Jun 25. 2019

겨우살이

찬 공기를 가르고 반짝이는 햇살 아래



겨우

나무 끝

공간 위에 붙어살기로 했다지

볕 잘 드는 나무 사이

공존의 이치로

반기생 식물의 습성을 다해


빛 좋은 겨울날

나른하게 반사되는 겨우살이

생존의 법칙 위

높은 곳에 집을 짓는

바람 부는

한 겨우살이


반짝


겨우


햇빛이 번뜩인다






#시작 노트

겨우살이는 키 큰 높은 나무 위에 기생하며 산다, 멀리서 보면 언뜻 새둥지 같아 보이기도 하다.

늦가을쯤에 노란 열매가 열리는데 그 반투명한 열매가 빛에 반사되면 묘하게 어여쁘다.

그러나 내 식으로 말하자면 겨우살이는 기생 식물의 본분을 잊지 않는 '식물계의 베짱이'.


오래전 찍은 자료를 들추어 겨우, 변변치 않은 이 사진 한 장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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