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리안 Nov 19. 2021

신모듬 / 유리안

하늘이여, 땅이여, 신모듬 속에서 신명 나게 놀아보세!


첫째 거리 '풍장' 


길 열어 길 열어 나발 울리고

풍요한 이 장을 따라가리라

태평소 소리 크게 길 열어주면 

호남 우도 가락 수려하게

논과 들 풍년 들겠네


가문 땅에 비 오고

벼 이삭에 햇살이

절기마다 술이 익고

가을 들녘 평온하니

이 땅에 머잖아 눈 내리리라



둘째 거리 '기원'


하늘 열리고 땅이 생길 제

풀고 가자 풀고 가자

달고 가자 달고 가자

어르고 다스려 술술 

원년의 지극정성 국태민안 비나리

만복 기원 축원에

힘이 절로 솟는다


만백성의 기원

소망의 다스름으로

눈발 되어 날린다



셋째 거리 '놀이'


신명이다

즐겨라 흥이다

새 하늘이 열리고

새 소리가 열리고


솟으소서 솟으소서

누리소서 누리소서


별도 달도 맺고 풀어

휘모리를 열망하여

북소리로 하나 되어

온 마음 모으니

신모듬의 꽃이라

신모듬 속에서 신명 나게 놀아 보자




#시작 노트

신명이 넘치나 벗어나지 않고, 흥을 통과한 질서 정연한 가락의 마당. 광활하지만 정갈한, 마당과 마당을 악보로 처음 만났을 때, 이 첫 기쁨을 내내 잊지 못했다. 감미로운 바람이 악보의 마당을 저절로 넘기고 있는 유월의 봄밤이었다.


#신모듬

중앙 국악 관현악단 지휘자 박범훈 작곡 1986년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김덕수 사물 놀이단 원년 멤버가 연주했다.


#풍장 --- '풍물놀이'를 달리 이르는 말.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운동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