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땅이여, 신모듬 속에서 신명 나게 놀아보세!
첫째 거리 '풍장'
길 열어 길 열어 나발 울리고
풍요한 이 장을 따라가리라
태평소 소리 크게 길 열어주면
호남 우도 가락 수려하게
논과 들 풍년 들겠네
가문 땅에 비 오고
벼 이삭에 햇살이
절기마다 술이 익고
가을 들녘 평온하니
이 땅에 머잖아 눈 내리리라
둘째 거리 '기원'
하늘 열리고 땅이 생길 제
풀고 가자 풀고 가자
달고 가자 달고 가자
어르고 다스려 술술
원년의 지극정성 국태민안 비나리
만복 기원 축원에
힘이 절로 솟는다
만백성의 기원
소망의 다스름으로
눈발 되어 날린다
셋째 거리 '놀이'
신명이다
즐겨라 흥이다
새 하늘이 열리고
새 소리가 열리고
솟으소서 솟으소서
누리소서 누리소서
별도 달도 맺고 풀어
휘모리를 열망하여
북소리로 하나 되어
온 마음 모으니
신모듬의 꽃이라
신모듬 속에서 신명 나게 놀아 보자
#시작 노트
신명이 넘치나 벗어나지 않고, 흥을 통과한 질서 정연한 가락의 마당. 광활하지만 정갈한, 마당과 마당을 악보로 처음 만났을 때, 이 첫 기쁨을 내내 잊지 못했다. 감미로운 바람이 악보의 마당을 저절로 넘기고 있는 유월의 봄밤이었다.
#신모듬
중앙 국악 관현악단 지휘자 박범훈 작곡 1986년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김덕수 사물 놀이단 원년 멤버가 연주했다.
#풍장 --- '풍물놀이'를 달리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