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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Apr 29. 2024

'한양도성 순성길' 성곽길 산책

한양도성 성곽길의 사계 


원하던 책을 도서관에서 대여해 자리에 앉는다. 그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천천히 읽는다.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림이 이어진다.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바로 그런 기분이 든다.


한 걸음 한 계단, 성곽 마루를 읽으며 걷는다. 비가 내리니 성곽 등성이가 비에 젖고 눈이라도 오는 날엔 매끈한 돌 위로 포슬포슬 하얗게 눈이 쌓인다. 맑은 날 정오, 성곽길 듬직한 하얀 돌 위로 햇살이 눈부시다. 이만저만 눈부시게 쏟아지는 게 아니다.


아주아주 옛날에 이곳까지, 백악산과 인왕산, 목멱산과 남산으로 이어지는 이 높은 곳까지 무거운 돌의 행렬이 이어졌을 걸 생각하면 큰 감동이 밀려온다. 백성의 마음과 임금의 마음을 번갈아 떠올리며 올라온 길 위에서 뒤돌아내려다 보니 차가 다니고 저 아래, 사람이 걸어 다니고 더 아래로 마을을 이루어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렇게 어우러지며 조팝나무꽃도 한껏 피고 지고 있어 성곽길이 환하다.


한양도성 성곽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북악 구간'을 가장 좋아한다. '북악 구간'은 계단 지옥으로, 올라가고 또 올라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계단이 높이 이어지지만 자주 오르다 보면 땀이 나서 좋아하게 되는 코스로 마음이나 몸이 무거울 때 걸어 오르면 속이 확, 풀리는 코스다. 백악마루까지 오르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북한 공작원 31명이 서울로 침투했다가 북악산과 인왕산 지역으로 도주해 총격전을 벌인 15발의 총탄 흔적이 남아있는 김신조 사건 '1·21사태 소나무'를 만나기도 한다.


와룡 공원으로 나가는 길

서울 사대문 중 북대문 '숙정문'

북문 쪽 자하문 '창의문'

말바위 휴게소

동북쪽문 '혜화문'

오후, 성곽마다 서로 다른 햇빛의 그림이 시작된다
성곽 너머로 보이는 도성 밖, 또 다른 세상 풍경
삼청동으로 빠지는 길, 삼청동으로 나가는 길은 계단으로만 깊이 이어져 하행길보다는 출발점으로 좋다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배경이 된 '369 마을'
순성길 '낙산구간'
사대문 정동에 위치한 흥인지문(동대문)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한양도성'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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