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다 가는
옛 역사의 대합실에
식은 불을 간직한
난로 하나가 앉아있다
소용없는 기다림이
이른 계절을 당겨오자
차갑게 떨던 꿈이
보고픈 기차를 실어왔다
크리스마스 썰매
한 꾸러미 온기도
몇 년째 언 공기를
녹여낼 수 없었던지
창틈의 볕에 묻어난
여름 햇빛에도
몸을 떨던 난로는
불꽃을 움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