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공항 밖으로 나갈 때면
그 지역 고유의 냄새가 난다.
동남아시아를 갔을 때는
묵직한 과일나무 냄새와
시큼한 향신료 냄새가 났고
중앙아시아에 갔을 때는
자욱한 먼지 냄새가 났다.
냄새가 좋고
좋지 않고를 떠나서
타국 고유의 냄새는
향수를 일으킨다.
고향과 같은 곳은
아니지만
몇 달간 머물렀던 타국은
내게 반가운 장소가 되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곳의 냄새를 맡는다면
그때의 시간들과
그때의 감정들이 떠오르고
잠시 향수에 잠길 것이다.
아무래도
후각세포에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기억장치가 있을지 모른다.
난 이 기억장치가 참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