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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을리 Jan 01. 2022

잃을 수 없는 것


필리핀의 '톤도'라는 지역에 봉사를 갔을 때의 일이다.



필리핀 톤도, 가옥 외부

'쓰레기 마을'이라고도 불리고

쓰레기로 쌓여 섬이 되었다 말하는 곳


'이곳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이들은 무엇을 바라며 살아갈까?'


내 안에 질문들이 이어졌고

연민과 동정의 마음을 품은 채

가옥들이 모여있는 안 쪽 계단으로 올라갔다.


입구 밑바닥은 쓰레기로

널브러져 있었고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거 같은

낡은 판자들과



쾨쾨하게

떠 있는 먼지

그 속에

필리핀 톤도, 가옥 안→밖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대부분이 어린아이였다.


대략 삼십 명가량의 아이들이 있었고

가져온 빵과 음료를 나누어 주며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보았다.


그러다

무뚝뚝한 표정을 한

여자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문득

그 아이의 미소가 보고 싶어졌다.


눈이 마주칠 때까지

빤히 쳐다보다,

시간이 좀 지났을까?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온갖 못생긴

표정을 지으니



아이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덩달아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상황과 환경이 비록

열악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 사람들은

별 다를 것 없이 살고 있었고


희망과 미래가 비록

암담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 아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필리핀 톤도, 어린아이들



비록 현실에 바라는 걸 이룰 수 없다 해도

해맑은 웃음마저 잃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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