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반복만이 살 길이다

by 속삭이는 물결

오늘은 반복 연습의 날이었다. 컨디션은 역대급으로 나빴고 어깨와 승모근도 여전히 뻐근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숨도 평소보다 가쁘질 않고 힘듦의 주기가 늦게 찾아왔다. 어깨가 뻐근해서 또는 정말 체력이 달려서 몸에 힘이 저절로 빠진 걸까? 선생님이 별다른 과제를 주지 않으셔서, 음-파-음-파- 기본 발차기만 거의 세네 바퀴 돈 것 같다.


중간에 선생님은 내가 음-을 5초 이상 해야 한다며, 구령을 맞춰주셨다. 물속에 들어가면 설명이 안 들리지만.. 호흡을 할 때마다 선생님이 음- 파- 하고 외치는 구령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뿌듯했다.


대신 양다리의 발차기 강도가 다시 달라졌다. 왼다리 힘이 세서 계속 몸이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어제나 그저께는 왼쪽으로 치우칠 때가 더 많았는데. 몇 번이나 들었던 피드백이지만 오늘은 처음 그럴듯한 이유가 떠올랐다. 아무래도 왼발잡이라 그런 게 아닐까 하고.


무용을 한참 할 때 먼저 아프기 시작한 건 왼쪽 발목이었다. 왼쪽 발목이 약해져 있음을 느끼고는 최대한 사용을 지양했다. 그런데 증상이 어느새 오른쪽으로 넘어갔다. 왼쪽으로 서 있을 때가 훨씬 불안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오른쪽으로 서 있을 때가 더 불안하다. 그러니까, 오른 다리의 힘이 더 좋지 않은 건 정확한 사실인 거다.


이 설명을 끝으로 이제 팔 돌리기를 연습하라고 하셨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팔 돌리기 연습이다. 어제도 거의 내내 연습한 팔 돌리기와 오른쪽으로 몸통 틀어 파-하기. 팔의 추진력 덕분에 더 잘 된다, 역시.


코칭도 받았다. 내가 파-를 할 때 더 고개를 틀어서 사선 뒤 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하셨다. 아, 그저께도 배운 건데 까먹었다.. 그리고 여전히 오른발을 더 차야 한다는 것도.


오늘 배운 건 이 정도였다. 새로운 걸 많이 배우지 못해 아쉬웠지만, 반복 연습이 필요한 날이었고, 다음 일정을 위해서나 몸 상태를 위해서라도 컨디션을 아껴야 했기 때문에 적당했다. 수영이 끝나고 다른 수업을 신청해둔 게 있어서 걸어갔다. 걸어서 15분 거리라 딱 좋았다. 세련된 반찬 가게를 발견하곤 맛있는 반찬을 40% 할인가에 여러 개 사 왔다.


집에 돌아와서 밥을 챙겨 먹고.. 건강에 이롭지 못한 달콤한 간식도 마구 먹었다. 피곤에 절어 있는 몸과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고. 어제는 자지 못한 낮잠을 잤다. 더 피곤해진 기분이지만.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글도 엉망이네. 내일 하루는 수영을 쉬어갈까 한다. 그전에 해야 할 일이 꼭 있는데. 이 상태로 가능할까?.. 반찬 가게에서 삼계탕도 사 올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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