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의 방콕_Bangkok에는 하루 한 차례 꼭 비가 내렸다. 씨암_Siam역에 내려 영화관으로 향하는 길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도로는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고 휴일에 외출 나온 사람들은 비를 피해 상점 안으로, 간판 밑으로 후다닥 뛰어 들어갔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몸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까르르 웃었다.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재미있어했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이 에피소드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든, 재미난 이야깃거리임에 분명했다. 바닥에 고인 물속에 뒤집어진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웃음소리와 이야기 속에서 나는 비가 그칠 때까지 물에 비친 고층빌딩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하늘이 말갛게 갠 후, 사람들이 다시 도시 속으로 유유히 흘러들어 가는 것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