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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Jul 01. 2020

좋은 사람? 깊이 있는 사람!

좋은 사람에 대해서

# 좋은 사람이란 뭘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둬야 한다"

    "좋은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들 말한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좋은 사람이란 외부 조건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부유한 재산, 명문 대학, 대기업 직장, 수려한 외모, 사교적인 성격 등 말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외부 조건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그 이후에는 내면이 훌륭한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높은 지적 수준, 목표의식과 도전정신, 배려심 등 내적 가치 말이다. 대체로 신기하게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도 자주 보았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 조용하고 심심한 형


  20대 마지막이 되어서, 나에게 있어서 좋은 사람의 의미는 다시 바뀌었다. 조용하고 심심해 보였던 형 덕분에 말이다. 모두가 말하기 바쁠 때 형은 그저 듣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본인 이야기도 좀처럼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종종 연락만 했을 뿐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다.


  우연히 잘 지내냐는 연락이 점심 약속으로 이어졌다. 나는 당시 취업 문제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넋두리를 털어놓았다. 형은 역시나 가만히 듣기만 했다. 그러곤 지금까지 어떤 것들을 해왔는지 궁금하다며 몇 마디 물었다. 성급하게 말을 자르거나 섣부른 조언은 하지 않았다. 내 이야기를 다 마치자 형은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침착하게 이야기해줬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깊이 있는 사람이란 이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지적으로 똑똑한 것과는 전혀 결이 다른 것이었다.


  그날의 대화는 내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었다.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소음 같은 잔소리가 아닌, 나 스스로가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줬을 뿐이다.




# 깊이 있는 사람


  얕은 물에는 돌멩이 하나 던져도 출렁이지만, 바다에는 바위를 던져도 잔잔하다는 말이 있다. 깊은 사람이란 바다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거우면서 유하다.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다. 무엇보다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좀처럼 본인의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한편으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화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깊은 이해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한다. 타인을 위한 조언이라고 하지만, 본인의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기 바쁘다. 하지만 심심한 형은 '상대'를 중심으로 대화를 했다. 섣부르지 않았다. 먼저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는 [옳다/그르다]의 대답이 아닌, 스스로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찾을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란 뭐든 품어내는 깊이 있는 사람이다. 깊고 잔잔하며, 강하면서 부드럽다. 나 또한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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