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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Dec 22. 2019

말하는 이가 없는 글들

#공감글귀 #힐링글귀 #인생글귀 #인생명언 #위로 #치유 #격려...


   SNS를 보면 힐링이 되는 글이 많다. 인생, 사랑, 이별, 대인관계 같이 다양한 주제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책으로 출간된 힐링 에세이도 많다. 나도 두 권의 에세이 책이 있다. 읽으면서 120% 공감되는 내용도 많다. 덕분에 위로도 받고,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무엇인가 아쉽다. 그게 뭔지 잘 몰랐지만 책 한 권을 통해서 그게 뭔지 명확해졌다.


 글쓴이_ 법정


 한 달 전에 책장을 정리하다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발견했다. 내가 고3 때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다. 당시에 법정스님의 타계 소식으로 인해 스님께서 쓰신 책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나도 이때 처음으로 무소유를 읽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정확히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책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옛 생각을 가지고 몇 장 읽어 보다가,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다.


   책에는 스님의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 담겨 있다. 가장 유명한 무소유에 대한 미덕과 인생의 유한함, 인연에 대한 자세 등 좋은 말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의 자세를 되돌아 보며, 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책 속에 법정스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스님의 언행과 생각이 그분의 성품을 잘 보여준다. 책을 통해서 스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삶의 태도도 배우게 된다.


   좋은 이야기기 때문에 읽기 시작한 책이 끝에 이르러서는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 경험을 준다. 그래서 나는 무소유를 읽으면서 법정스님의 삶도 같이 읽었다. 스님께서 전하는 이야기 속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삶을 사셨는지 마음속 깊이 전해진다.


   SNS 좋은 글의 가장 아쉬운 점은 말하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경험이 글쓴이에게 이런 교훈을 깨닫게 했는지 알 수 없다. 그저 "~~ 이렇게~저렇게 해라"라는 메시지만 있을 뿐이다. '누가' 없는 메시지는 이해되기는 쉽지만 잘 와 닿지는 않는다. 아마 "와 나도 이런 적 있는데!"라고 공감을 불러내는 이야기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그러다 보니 공감이 반감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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