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건축의 관점
유현준 교수님의 이전 책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은 주요 건축물과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인문학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이번에 읽었던「공간이 만든 공간」은 동서양의 건축적 관점의 발생과 특징, 차이점들을 위주로 다루고 있다. 이전에는 건축에 관한 에피소드였다면, 이번에는 건축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동서양 건축적 흐름
동서양의 건축의 차이는 기후에서 시작된다. 기후의 차이로 인해, 서양은 밀농사 위주로 동양은 벼농사 위주로 되었으며 이는 각 문화권의 가치관과 관점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는 다시 또 건축을 이해하는 관점에도 연계된다. 이 외에도 여러 내용을 다루지만,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내용은 건축에서의 선과 점의 관점이다.
동양은 점의 건축을, 서양은 선의 건축을 이룬다. 이 관점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동양의 정자(亭子)다. 한옥 마을이나 절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은 기둥하고 지붕만 있고 벽이 없다. 설계도면에서 보면 이 기둥은 점으로 표현된다. 동양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점을 위주로 건축을 설계하고 이해하지만, 서양에서는 선을 위주로 이뤄진다. 그리고 동양은 선이기에 공간의 연장, 연계, 활용 등이 자유롭지만 서양은 비교적 정적, 분리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동양에서 정자를 볼 때 완성된 하나의 건축물이며 정자에 문을 위로 달아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기에 공간의 확장과 연계가 쉽다. 반면, 서양에서는 정자는 미완성된 건축물이며 하나의 공간이 독립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건축이다.
이처럼 동서양의 건축이 관점이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보는 건축에서, 다른 관점에서 보는 건축의 이해는 건축물의 가치를 더 잘 전달해준다.
#동서양의 혼합
동서양의 문화권의 교류와 소통이 많이 지면서 이제는 통합된 특징을 드러내는 건축물도 생긴다. 책의 뒷부분에는 건축의 4대 거장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건축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이제는 점과 선의 건축으로 구분되던 동서양의 건축이 이제는 하나의 통합된 특징으로 변화해 오고 있다. 이 뒷부분은 직접 읽어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건축에도 관점이 존재한다
이 책의 소감은 한 마디로, 건축에도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외관이 화려하고 멋있는 것만 볼 수 있었던 나의 편협한 생각에서, 건축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공간을 이해하는 관점과 가치관까지 헤아려 볼 수 있도록 확장되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건축이 외부와 내부를 같이 바라볼 수 있는, 약간의 통합된 시각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