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심포지엄
프롤로그
나의 소설속 일부분문장
변호사가 자리로 돌아갔을 때 나는 재판장 바닥이 찐득하다는 걸 느꼈어 분명히 공기는 건조한데 왜 바닥이 찐득하나 의문점이 들어서 창문 밖을 쳐다봤는데 햇살이 쨍쨍하더라
쨍쨍한 햇살이 증인으로 나온 정신과 의사 귀걸이를 더 반짝거리게 만들었을 때 춘삼이의 눈빛도 촉촉히 젖어서 반짝거렸고 어깨는 더 안쪽으로 말아졌어
그 모습을 보는데 나는 갑자기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어졌어 그것도 디카페인으로 커피인데 카페인이 없고 근데 커피라고 불리지
원래 커피는 따뜻하게 먹는 거잖아 근데 나는 아이스가 마시고 싶어졌어 오늘처럼 햇빛이 쨍쨍한 날에는 컵 겉면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서 바닥이 촉촉히 젖을만큼 흐르게 될 거야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그 구절.
나는 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좋아할까?
라운드1 자아 선언
자율: “디카페인이라는 선택은 체내 카페인 수용체의 민감도를 조절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다. 나는 내 몸의 반응 데이터를 기준으로 선택한다.”
안전: “카페인은 위산을 유발할 수 있어. 나에게 그건 리스크야. 그리고 리스크는 언제나 피해야 할 대상이지.”
루틴: “나는 항상 점심 식사 이후엔 커피를 마신다. 근데 오후에는 각성보다는 진정이 필요해. 그래서 디카페인. 이건 패턴이야.”
충동: “그냥 뭔가 씹히는 하루였고, 커피라도 안 마시면 사람 한 명 쏠 것 같았어. 근데 또 속 뒤집히는 건 싫고. 디카페인이라도 마셔야 나 좀 사람 같지 않겠냐?”
감정: “그날 춘삼이 어깨가 움츠러들었는데, 나도 그냥 같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 커피라도, 뭐라도 마시지 않으면… 나도 어딘가 사라질 것 같았어.”
라운드2 난투전
충동: “와~ 위산 때문에 디카페인 마신다고? 야 그럼 스트레스는 뭐로 마감할래, 차전자피 쉐이크?”
안전: “이건 건강 관리야. 넌 리스크란 단어를 감정 대신 사용하는 법부터 배워야 해.”
루틴: “두 분 다 혼란을 일정에 편입시키는 연습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커피는 2시 10분, 디카페인입니다.”
자율: “실제 카페인의 반감기는 5시간이다. 오후 3시에 마시면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통계적으로 불면의 확률이 32% 증가해.”
감정: “지금은 그냥… 디카페인이라도 입에 머금고 있어야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았다고, 됐냐?”
충동: “와 여기 웰빙-계획표-정신붕괴 팀 모였네. 우리 그냥 찐득한 바닥에 다같이 눕자.”
[오브서버 FACT CHECK]
해당 바닥 찐득이는 아마도 청소 안 된 법정 와이퍼 문제.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정서적 점착’으로 해석됨.
안전: “점착이든 뭐든, 바닥에 앉는 건 전염병 리스크야.”
감정: “그럼 서서 울게. 돼?”
라운드3 결론을 향해
자율: “따라서 디카페인 선택은 감정이 아닌 생리적 최적화의 결과다. 단지, 우연히 그날도 최적화가 필요했을 뿐.”
안전: “디카페인을 마시되, 얼음은 50% 이하. 냉각 스트레스 조절을 위한 보완 조치가 필요해.”
감정: “나는 그냥… 뭔가 차가운 걸 들고 싶었던 거야. 내가 쥔 게 아직 있단 감각이 필요했어.”
충동: “이제 다 됐지? 커피든 인생이든, 어차피 다 식어.”
루틴: “향후 유사 상황 발생 시, 디카페인 아이스 커피는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권장됩니다. 컵홀더 사용을 권장합니다.”
나는 디카페인이 싫었던 게 아니었다.
나는 뜨거운 걸 참는 척하는 내 마음이 싫었다.
“우리는 잊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다.
우리는 기억하지 않기 위해 미지근한 하루를 들이킨다.”
전문가 코멘트
심리학자: “이런 무의식적 선택은 회피성 불안 반응입니다. 디카페인을 통해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뇌의 인지부하 감소 전략이죠.”
정신과 의사: “행동 패턴 상, 위장된 감정 통제 욕구가 보입니다. ‘차가운 것’에 대한 선호는 감각 자극을 통한 정서 조절 방식입니다.”
철학자: “디카페인이라는 아이러니는 ‘존재하지만 본질은 결여된 것’입니다. 실존적 공허 속에서 개인은 상징을 집어들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