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공개하지 못한 나의 소설
프롤로그
나는 김철수 자료 뭉텅이를 들고 부서진 동상 옆에 앉았다 오늘 공기가 무거워 기분나쁘니까 내일 자료정리하기로 하고 아무 자료나 살펴보았다
"저는 영웅이 아니에요 저의 솔직한 모습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철수는 나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살고싶어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살려면 세상과 어느정도 타협을 해야 했으나 김철수는 세상과 타협하지않았다
자신의 추접한 진심도 모두 공개한 김철수는 자신을 피하는 세상을 가식적이라고 매도했다 세상도 김철수처럼 솔직했던것 뿐인데 김철수는 자신의 솔직함만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메모 자체 잊어버려서 보리차티백을 또 까먹은 나는 방금샤워해서 상쾌하니까 까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다음 자료을 보았다
"이번 악당처리하면 얼마주실꺼죠?"
이 문장은 공개할 수 없을 만큼 민망했는데, 이상하게 계속 곱씹게 된다.
왜 나는 이 문장을 외면하면서도, 자꾸 다시 꺼내보는 걸까?
라운드 1: 자아 선언
자율:
“이 문장은 메타-이중 시선으로 구성돼. 김철수라는 허구 인물을 통해 작가 본인의 이율배반을 투사했고,
현실 회피 와 도덕적 허세를 동시에 비판했지”
안전:
“문장에 솔직함이 과도하게 노출돼 있어.
독자 입장에서 감정 이입보단 불편함 유발 가능성 있음. 리스크 매우 큼.”
루틴:
“‘보리차’와 ‘악당 처리’는 톤이 너무 다름. 동일 단락 내 정서 톤 불균형.
감정선 로그 오류 발생. 교정 필요.”
충동:
“ㅋㅋㅋ 김철수한테 철학 던지다가 보리차로 마무리하는 거 레전드임.
상쾌해서 괜찮다 이게 뭐냐고ㅋㅋ 이게 진짜 살 맛 나는 문장.”
감정:
“그냥... 나였지.
'있는 그대로 살고 싶어하는데, 세상에 화내고, 그 화가 미안해서 또 멀뚱히 보리차 마시는 사람.'
이게 나였어.”
라운드 2: 난투전
자율: “진짜 말이야, ‘진심’이라는 단어를 대놓고 쓰면서 메모 잊은 걸 연결하는 장면.
그건 상징성과 일상의 오버랩, 서사 감정선 구조를 의도한 거지.”
충동: “아니ㅋㅋㅋ 무슨 진심이야
샤워해서 상쾌하니까 까먹어도 괜찮다고? 나 그 대목 보고 음소거로 ‘푸흐흫’ 함.”
루틴: “보고체계상 감정서사와 행동서사가 엉켜 있음.
‘동상 옆에 앉았다’ → ‘보리차 까먹음’으로 가는 전개는 연결성 부족.”
안전: “이 솔직함, 오히려 독이야.
‘솔직함이 무기’라고 착각하다가, 사람들 다 도망간다. 조심해라 진짜.”
감정: “근데 말이야…
나도 보리차 한 입 마시고 그냥 ‘이 정도면 괜찮아’ 생각하잖아.
그게 왜 그런지, 여기서 처음 본 거야.”
[오브서버 FACT CHECK]
문장 초안 작성 시점: 오후 5:49
당시 기분: “샤워 완료, 기분 상쾌” → 기재 있음
작성 후 3분 내 보리차 검색 기록 확인
회의 참여한 자아: 5/5 풀출석
라운드 3: 정리의 순간
자율: “이 문장은 너무 정직해서 흠이 되기도 해. 하지만 그게 강점이기도 하지.”
안전: “다음엔 조금만 더 익명성 확보해서 쓰자. 회피 아님. 보호임.”
충동: “이거 그냥 김철수 캐릭터로 웹툰 내자ㅋㅋ ‘보리차 히어로즈’ 이런 느낌으로.”
감정: “이 문장은, 나도 몰랐던 나의 진심을 먼저 안아준 글이야.”
루틴: “비공개 유지. 다만, 나중에 ‘숨겨둔 진심’이라는 제목으로 재편집 가능.”
나는 문장의 부끄러움이 싫었던 게 아니었다.
나는 문장이 나보다 더 진심인 것 같아서 겁이 났다.
전문가 코멘트
심리학자:
“이 문장은 내면의 인지부조화를 인물 서사로 던져놓은 감정 외주 형식이다.
보리차는 감정전환을 위한 일상적 리프레임 장치로 보인다.”
정신과 의사:
“감정 서사 중 ‘상쾌하니까 괜찮다’는 급격한 전환은 자기 방어로 해석된다.
이는 충동적 감정 해소의 흔한 전략이다.”
철학자:
“진심의 추함을 자처하면서도, 결국 '나는 당당하다'고 외치는 이 문장은
부끄러움이 실존을 증명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