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 nudge 이넛지 Aug 31. 2021

카드로 결제하면 비트코인을?

신용카드 업계도 혁신이 있다면...

네이버 현대카드 출시

최근 현대카드가 네이버와 제휴하고 PLCC카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9월말까지 가입하면 1만원 회비 캐시백 혜택에 월 30만원 이용시 월간 네이버 멤버십 4900원 무료, 20만원한도까지 네이버 포인트 5% 추가적립 등 실속있는 혜택으로 눈길을 끌었다. PLCC카드의 서막을 연 현대카드답게 영리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제휴카드와 PLCC카드의 차이를 여전히 모르겠다. 고객에게 맞춤화된 혜택을 주는 것이 PLCC카드라는데, 그 차이를 모르겠다;;)

네이버 현대카드 혜택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공하거나 여행에서 특혜를 주는 카드의 경우, 팬데믹 기간에 받지 못하는 혜택에 대해 카드사가 서비스를 변경하여 제안하는 것을 기대한다는건 2021년에 너무 앞서나간걸까. 가만히 있는 고객이 오히려 손해보는 느낌인데, 나만 그런가;


사실 코로나로 여행을 못가서 무용지물인 PP카드때문에 선택한 신용카드는 전혀 쓸모가 없어져 어떤 카드로 바꿀까 고민하던 차에 네이버 카드를 보니 눈길이 안갈 수 없다. 간편결제가 난립하는 이 시기에 카드사들이 간편결제에 뛰어들어 승기를 잡는 것보다 잘나가는 간편결제와 제휴하는 것이 더 영리한 선택일 수 있겠다.


What we want

오프라인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일보다 온라인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일이 더 잦은 펜데믹 기간이 지나가면 우리는 다시 오프라인에서 카드를 긁을까? 아니면 그때도 사람들은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로 오프라인에서 결제를 할까? 내 생각에는 카드를 긁는 습관이 사라지기는 쉽지않을 것 같다. 실물카드던 디지털카드던 어쨌든 우리는 신용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핫한 BNPL(Buy Now Pay Later) 역시 신용옵션의 하나일뿐, 미래의 돈을 현재에 땡겨서 쓰는 습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신용카드에 원하는 것은 무조건 혜택일까? 몇 프로 적립, 캐쉬백, 부가적인 서비스는 이제 너무 당연해서 혜택으로 느껴지지않는다. 오히려 BC카드에서 나온 블랙핑크 카드가 인기리에 발급중이고, 신한에서는 BTS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카드를 만든다고 하니 카드도 일종의 소지품으로 지갑에 넣어놓으려나.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는 거라 생각해야겠다. (카카오 라이언이 귀여워서 카드를 발급받았다면, 여기에 속하는 걸로!)


어쨌든 사람들이 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은 바뀌고 있지만 신용카드 산업은 크게 바뀐것 같지 않다. 유통이나 리테일처럼 팬데믹 기간동안 변화가 있거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었다는 체감을 하지 못했다.


해외 신용카드 동향

혹시 내가 몰랐던 색다른 변화의 조짐이 있을까해외 사례를 뒤적여봤다.


1. BNPL 급부상

BNPL(후불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 회사가 아닌 핀테크의 주도하에 성장한 서비스로, 기존 신용카드보다 유연한 신용 옵션으로 핀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애플에 이어, 아마존도 Affirm과 제휴하고 BNPL시장에 뛰어들었으니 앞으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위협을 느꼈는지 Visa도  이제 무이자 할부 플랜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기존 신용카드사들도 변화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무이자할부가 자유로운 경우, BNPL이 유명무실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뉴 노멀이 된 '소액 후불결제' 참고


어쨌든 판매 시점에, 물건을 구매할때 고객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 판매자가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이 옵션은 이제 일상생활에 필수 결제사항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반대로 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는데 반하는 옵션처럼 느껴지는데, 이를 관리하는 재정적 툴도 나오겠지?!)


2. 니치마켓 - 친환경, 성소수자 등

Aspiration Zero: 친환경 네오뱅크인 Aspiration은 카드 소지자가 지불하는 모든 비용에 대해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한다. 관련 앱은 고객의 탄소 중립성을 추적하고, 매월 소비자가 탄소발자국 제로에 도달하면 모든 구매에 대해 1% 캐쉬백을 제공한다.

Aspiration Zero

Aspiration은 1% for the planet에 가입하고 있는데, 1% for the planet은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르가 설립한 세계적인 비영리 환경단체다. (참고로 파타고니아 책을 읽으면 이본 쉬나르가 환경을 생각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Daylight은 미국 최초의 LGBTQ+ 를 위한 디지털 뱅크로, 퀴어 바나 LGBTQ+ 관련 비즈니스에서 지출한 비용에 대해 캐쉬백을 제공한다. 


3. 새로운 유형의 보상 - 비트코인 리워드

Upgrade Bitcoin Rewards Card: 핀테크 스타트업 Upgrade는 모든 구매에 대해 비트코인 1.5%를 돌려주는 카드를 출시했다. BlockFi가 2020년 12월에 비트코인 보상이 포함된 신용카드를 처음 발표했지만 승인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업그레이드가 비트코인 보상을 최초로 가능하게 한 회사다. 비트코인 보상을 위해 NYDIG과 제휴하였다. 다만 보상받은 비트코인은 보유 또는 판매(거래수수료 1.5%)만 가능하고, 다른 지갑으로 전송할 수 없는 제약이 있다.

업그레이드 카드 홈페이지


결제의 유연성, 친환경/다양성에 대한 가치 존중, 가상자산 열풍에 동참하는 비트코인 리워드 등 신용카드 업계에서도 알고보면 새로운 변화가 진행중이다. BNPL처럼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카드사들이 OO 페이로 디지털 결제와 마이데이터 사업 등 기존 카드산업보다는 디지털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확장에 더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핀테크/빅테크 공습에 방어하느라 바쁜 것일지도...)


내돈내산, 커스텀카드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도 신박한 시도를 발견했다. 카드앳웍스, 카드디자인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카드를 하나의 소지품으로 생각하고 커스텀해준다. 약 10만원의 돈을 지불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카드를 커스텀 카드로 변경해준다. 10만원이 연회비도 아니고 캐쉬백도 아니고 단순 비용인데, 내 돈주고 카드 디자인을 바꾸는 사람들도 있으니, 여전히 물리적인 카드 디자인에 대한 차별화 니즈가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instagram @card_at_works


신분증처럼 카드로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랄까. 심지어 1개의 카드에 2개의 IC칩을 넣어, 두개의 카드를 대신할 수 있다고 하니, 신박하다!!! 만약 카드회사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 카드는 히트칠 수 있을까, 그런 상상을 해본다. 


재미나 차별화, 또는 그 무언가

요즘은 카드를 소지하고 있지 않아도, 삼성페이나 간편결제에 등록해두면 손쉽게 결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래서 카드를 내밀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역으로 카드 디자인을 해준다고? 시대에 역행하는가 싶지만, 또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에 선뜻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편리함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 거겠지. 재미 또는 차별화? 마치 곰표맥주를 사서 마시는 것처럼, 그것 또한 맛으로 먹는건 아닐테니까. 


요즘 누구나 말하는 혁신도 그런게 아닐까. 재미나 차별화, 아니면 그 너머 언저리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 자신이 믿는 가치를 대입하고, 내가 지지하는 이념을 표출하고,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된다면 그것이 혁신의 또 다른 면 아닐까. AI기술을 활용해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디지털화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지지할만한 가치를 실현시켜주는 것, 이것 또한 혁신이 아닐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고객경험 차별화, 그건 남의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