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지쳐가다 보니
힘을 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새롭게 취미를 가져보자는 생각을 했다.
운동을 한다면 테니스,
악기를 한다면 바이올린.
그런데 문득
비용에 대한 걱정이 먼저 들었다.
나를 위해 쓰는 돈은 점점 줄여온 지 오래라
이제 내가 갖고 싶은 것들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도
자연스럽게 저 멀리 밀려나 있었다.
테니스는 왠지 시간이 안 될 것 같았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진 나는
나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바이올린을 배워보자고 마음먹었다.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 바이올린 배우고 싶어.”
“저렴하게도 입문 가능할 것 같아.”
생일 선물을 몇 년째 받지 못했다.
사치가 되어버린 생일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받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중단했었다.
남편이 말했다.
“당신 생일선물로 애플워치랑 바이올린 중에 골라.”
바이올린을 찾아보다가
그래도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은 제품을
혼자서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바이올린 전공자들이 있을 것 같은
SNS에 글을 올렸다.
입문용으로 어떤지,
어떤 제품이 괜찮은지 조언을 구하면서.
그런데 뜻밖에도
한 분에게서 이런 댓글을 받았다.
“바이올린을 장기간, 아무런 대가 없이 빌려드릴게요.”
부담스러운 제안이었다.
그냥 내가 사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며칠을 망설인 끝에
그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침 그분이 우리 집 근처로 여행을 오신다기에
묵으시는 숙소로 찾아가
바이올린을 받아왔다.
근처 떡집에서 떡을 사
작은 보답으로 건네드렸다.
바이올린을 건네며 그분이 말했다.
“나이를 먹어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쉽지 않은데,
악기를 배우겠다는 생각 자체가 멋져요.
2년만 꾸준히 배워봐요.”
당연히 꾸준히 할 생각이었지만
그날, 나에게는
‘2년’이라는 약속이 생겼다.
집으로 돌아와
바이올린을 한참 바라보다가
레슨을 등록했다.
배운 지 이제 한 달.
아직은 뭐가 뭔지도 잘 모르고 서툴지만
바이올린을 통해
나는 다시 조금씩 열정을 찾아가고 있다.
숨통이 트이는 느낌.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즘 나에게
바이올린과 글쓰기는
나를 다시 살게 하는 것들이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꾸준히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는 따라올 거라 믿는다.
지치지 말고,
천천히 롱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