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생각보다 잘 못 지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날이.
무탈하게 흘러가는 하루가
요즘엔 유난히 그리워진다.
남편의 깊은 우울과 공황장애,
첫째 아이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계성 지능,
둘째 아이의 유독 산만한 하루들,
셋째 아이의 아직 더딘 언어 발달.
드라마에서도 이렇게까지는 쓰이지 않을
비극 같은 설정이
지금의 나의 현실이라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가 안부를 물어올 때면
“잘 지내.”
그 한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이 된다.
평범한 일상이
그립기까지 하다.
요즘은
“잘 지내세요?”
“어떠세요?”
라는 질문 앞에서
울컥하고,
눈물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차오르곤 한다.
그래도 오늘,
나는 또 하루를 버텨냈다.
내일도 부디,
잘 버텨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