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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딩 Mar 19. 2024

똘이의 담임선생님에게

발달장애 아이를 기꺼이 품어준 고마운 선생님께


긴 시간, 한결같은 사랑과 정성을 쏟아주시는 똘이의 담임 선생님,

아마도 나보다 나이가 어리실 거라 짐작만 하고 있지만.

당신을 정말로 존경해요.


당신은 우리 가족의 은인이세요.


나는 똘이를 낳아 기르기 전까지는

느린 아이의 세계를, 느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삶의 무게를 짐작조차 못했고

그런 '불행한' 일들은 내 삶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이라고만 여겼는데요.




그런데 당신은 어쩜 그렇게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다른 삶'에 기꺼이 뛰어들어

팔과 종아리를 걷어붙이고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울 수 있나요.


당신이 똘이에게 기울여준 '기꺼운 수고'와 헌신이,

나에게 건네준 따뜻한 말과 고마운 마음들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나에게 무한한 위로와 희망을 주었어요.



올해 똘이를 연임하게 된 당신이,

"어머님, 올해도 우리 함께 똘이를 잘 키워봐요!"라고 말해주었을 때

난 하늘에서 구원이 내려오는 것 같았어요.



선생님은 내게

세상에는 아직도 좋은 사람이 많다고 믿게 해 주고

똘이가 앞으로도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주었어요.




그리고

있잖아요. 선생님.



당신은​

엄마로서의 나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을 뿐 아니라,

교사로서의 나에게

일종의 사명감 혹은 부채감 같은 것을 안겨다 주었어요.



언젠가 가 다시 교단에 서면요.

당신이 교사로서 내 아이에게 주었던 것과 같은 꼭 그런 사랑을

어딘가에 있을, 나를 선생님이라 부를 또 다른 아이에게 주는 것으로

당신에게 받은 은혜를 갚을 거예요.



'나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아이의 성장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마치 당신이 나에게 준 사명 혹은 부채 같아요.



는 빚지고는 못 사는 사람이거든요.

당신에게 받은 마음을, 꼭 어느 누군가에게 보답할 거예요.



지금의 나처럼

울며, 두려워하며, 가슴 한켠에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품고

자신의 아이를 품어줄 선생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말이에요.




당신은 똘이에게 바다이고, 등대이고, 닻이자 돛이에요.


늘 고맙습니다.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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