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가이트너
제목 : 스트레스 테스트
저자 : 티모시 가이트너
장르 : 경제사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 : 2007~2009년 미국 금융위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 거품과 붕괴, 패닉에 관심 많은 사람, 경제사,
이 책의 저자는 오바마 1기 정부가 출범할 당시 2009년 1월 재무장관으로 취임하게 되고, 당시 미국에서 벌어졌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한 사람이다. 장관을 재직하기 이전에도 뉴욕 Fed 행장으로 2003~2009년 재직하면서 베어스턴스 은행의 파산을 막은 경험이 있었고, 그 이전에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문제에서 미국 재무부에서 국제 담당 차관에 위치에서 IMF기관과 협력하여 많은 나라를 구제한 바 있는 위기관리 베테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업적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은행의 투명성과 위험을 낮춘 업적도 있지만, 오바마 정부의 가장 큰 성과라고도 평가하는 금융개혁법 '프랭크-도드법'을 의회에 통과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티모시 가이트너가 2013년 1월 25일 사임한 이후 당시 2007년에서 2013년까지 있었던 금융 위기 폭풍 한가운데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재무장관에 위치에서 당시의 상황을 매우 생생하게 그려낸 회고록이다.
내용은 총서문과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11장으로 이뤄져 있고, 가이트너의 생애부터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재무부에서 일을 했을 때 아시아 금융위기를 극복해내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에, 혹은 미국이 관리해야 할 위기관리에 대해서 그 당사자의 시점으로 매우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서 설명한 전문을 약간 인용해보자면,
(중략) 나는 이 계획을 당초에 '가치평가 실행'이라고 불렀고, 우리는 이후 이것을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부르게 된다. 이 계획은 불투명한 금융회사와 자산의 투명성을 부여함으로써 패닉을 초래하던 불확실성을 감축한다는 의도였다. 이 계획은 시장이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상실한 생존 가능 은행과 근본적으로 지급능력이 없는 취약 은행 간에 구분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그러면 스트레스 테스트는 민간과 공적 자본을 결합하여 강한 은행과 약한 은행을 안정화하는데 지원한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내가 예측하지 못하였던 여러 가지 다른 이점을 발휘하게 된다. 카바커는 이후 이를 "계속 주어지는 선물"이라고 불렀다.
이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배경은 글로벌 패닉과 유사한 영향을 줄 곳들 패니매, 프레디맥, AIG,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그리고 그 외에 크고 작은 47개의 금융사들을 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1980년대 일본이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소극적 정부 개입 모델과 스웨덴이 금융위기를 겪었을 때 은행들을 국유화하여 위기를 극복한 모델 사이를 두고 미국은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있는 상황에 있었다.
장관은 국유화를 하기에는 자금 투입이 매우 크게 이뤄져야 하며 또한 소극적 개입이 이뤄지면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은행들이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금을 산정하여 지분 획득 방식으로 은행을 지원해주자는 아이디어였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이후 필요한 자금을 전체 금융시스템을 위한 7천억 달러의 개입 대책인 부실 자산 구제 프로그램 Trouble Asset Relief Program(TARP)의 돈으로 은행에 나눠줌으로써 시민들이 뱅크런을 할 가능성을 축소시켜주고, 은행의 위험 감수 정도를 크게 낮춰서 안정성을 취하게 하는 것이다.
.... 뭐 이런 이야기 외에도 입법과정에서 정치인들끼리의 정치싸움 때문에 다 쓰러져가는 은행을 구제하지 못한 이야기, TARP 자금으로 AIG에서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분노하여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회사 내 상여금을 법적으로 막을 수단이 없는 것에 좌절하여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았던 이야기, 금융개혁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여정 등등 티모시 전 재무장관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내는 동시에 이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그리고 은행을 살리기 위해서 시민들의 세금을 이용했다는 정부와 언론의 공격에 대응하지 못한 분노의 순간들도 담겨있다.
2009년의 나머지 기간에도 경제의 궤도가 정상화되어 실업자 수가 9월과 10월에는 월 20만 명, 11월과 12월에는 월 10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는 여름에 성장을 시작하였고, 4분기에는 인상적인 3.9%를 달성하였다. 주택 가격도 안정되었다. 12월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가 TARP 자금을 전액 상환하였고, 씨티그룹도 대부분 상환을 하였다. 연말까지 우리는 은행에 투입한 구제금융의 2/3를 회수하였다. 드디어 나는 금융위기의 미국 부분은 끝났다고 확신하였다.
언론도 이 점은 인정하는 모습으로 보였지만, 위기가 마치 스스로 끝난 것처럼 소극적으로만 사실을 보도한 경우가 많았다. 나는 TARP를 감독하던 여러 중복된 감독기구들이 "정부의 투자가 납세자들을 막대한 손실에 노출시킨다."라는 경고를 하다가는, 얼마나 신속하게 "정부가 납세자에게 충분한 이익을 나타내 보여 주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돌아섰던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2009년 가을 4대 TARP 감독기구와의 회의 날에, 재무부 회의실로 몰려들어 오던 그들의 수가 너무 많았음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나는 "TARP 자금이 될 수 있으면 조기 상환하여 여러분들의 업무를 없애 줄 계획이다."라고 언급하였는데, 그들은 나만큼 축하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모습이 아니었다.
책을 보면 이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하였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정책을 입안하고 통과시키고 실현시키는데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시민과 언론의 제스처와 의견들이 때때로는 이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이 아닐 때가 있구나.. 하는 걸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엄청나게 재미있고 또 도움이 되는 책이니깐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