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efore 2023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am Choi Mar 12. 2021

[역사] 책과 혁명

로버트 단턴

제목 : 책과 혁명 : 프랑스혁명 이전의 금서와 베스트셀러

저자 : 로버트 단턴

장르 : 역사와 문화 교양서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 : 역사의 관심 많은 사람. 루머, 금서, 혁명, 음탕한 거 좋아하는 사람, 18세기 프랑스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사람, 


우선 옮긴이의 말을 한번 들어보자 

'… 그는 다니엘 모르네의 문제의식(<프랑스혁명의 지적 기원>, 주명철 옮김, 민음사, 1993)을 계승하여 책과 혁명의 관계를 밝히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5년의 연구를 정리한 <책과 혁명>을 내놓게 되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18세기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었는가>"라는 문제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그들은 무슨 책을 읽지 못했는가?"라는 비교적 작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

 '이 책은 1995년에 초판이 나오고 이듬해에 미국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를 받은 이 책은 '금서의 사회화'와 '금서의 문화사'로 분류할 수 있는 명저다.'


 옮긴이의 말만 들어도 읽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설명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이 책을 꺼내 읽게 된 동기는 이 말보다는 책머리가 끝나고 시작되는 1장에 몇 문단을 보고 바로 이 책을 지나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사형집행인은 파리 고등법원 안마당에서 금서를 찢고 불태우면서 인쇄된 말의 힘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본관들은 원본을 보관하는 데 비해, 사형집행인은 종종 가짜를 파기했다. 또한 법관들은 금서를 화형에 처할 수 있는 권한을 인반인이 믿었던 만큼 마구 휘두르지 않았다. 그들은 금서를 불에 집어넣는 일보다 책을 더 잘 팔리게 만드는 수단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차라리 될 수 있는 대로 야단법석을 떨지 않은 채 책을 몰수하고 서적상을 구속하는 편을 택했다.   

 

 책의 내용이 어떻길래 사람도 아닌 책이 화형에 당하고, 또 어떤 내용으로 사람을 끌어들이길래 집행인조차 가짜를 파기할 정도인가 의문을 남기는 구절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이 책은 18세기 1700년대 전반에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금서의 문화사를 '뇌샤텔 출판사'의 정확한 기록을 바탕으로 기록하고 있다. 어떤 책이 금서였으며, 어떤 금서가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는지, 당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었던 책과 저자는 누구인지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그리고 금서가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상세히 연구하고 있는데, 제목에서도 나왔듯이 3부에서 '책이 혁명을 일으키는가?'에 대해서 총 5장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독자들에게 '책이 먼저인가', '사건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나눠준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당시 가장 많이 읽힌 금서 세 가지(<계몽사상가 테레즈>, 장 바티스트 드 부아예, 아르장스 후작 추정 1748, <2440년>, 루이 세바스티엥 메르시에, 1771, <뒤바리 백작부인에 관한 일화>, 마티외 프랑수아 피당사 드 메로베르 작품 추정, 1775)를 4부 '철학책'모음에서 소개하고 책은 마무리된다.


 책에서 금서는 당시 사회 속에서 유행과 사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남들을 비판하기 위해서, 혹은 단지 재미를 위해서, 혁명을 위해서 등등에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저자뿐만 아니라 독자의 성향도 내용에 담겨있다. 

 매우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두꺼운 책(600쪽) 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지만 옮긴이의 말에서 봤듯이, 이 책은 로버트 단턴이 25년의 연구를 정리한 책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내용을 진지하게 썼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연구서와 소설의 중간 격이라고 보면 알맞은 표현인 것 같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에도 썼듯이 당시 중상비방문, 루머, 책을 어떻게 빼돌렸는지 등등 금지된 도서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이 리뷰를 보고 꼭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서 본다면 쪼끔 비싸다. 2만 원 조끔 넘는 가격,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돈 없는 가난한 대학생이므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경제]그린스펀 경제학의 위험한 유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