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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글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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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Aug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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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짜내는 일은 간단하다
깊숙한 절구 가득
잘 볶은 기억을 수북이 쏟아붓는다.
홍두깨로 기억을 조각조각 빻는다.
으깨고, 찧어서 기어코 알알이 부순다
작게 빻을수록 고소한 향이 퍼진다
절구에 퍼담을 것이 죄
아픈 것들 뿐이라
순도 높은 슬픔이 이리저리 묻어난다
그리고 순수한 환희의 순간들
환희가 크지 않아 쉽게 바스러진다
곱게 빻아진 거칠은 단어들을
하얀 면포에 담아 걸러
힘껏 짜낸다.
몇방울 짜여진 글을 숨 한가득 마셔본다
코를 지나쳐 목으로, 폐로, 손끝까지 찼을 무렵엔
고소함이 지나쳐 쌉싸래한 글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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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입히는 한복을 짓는 사람. 한복 실 hanbok sill《CONSCIOUS HANBOK》 제작중. 늘 바느질을 하고,자주 사진을 찍고,종종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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