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늘까? 사랑하는 사람은?

연락을 기준으로 바라본 친구, 지인, 애인

by eolpit

이유 없이 만나는 사람은 친구, 이유가 있어야 만나는 사람은 지인, 이유를 만들면서까지 만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에 따르면 나에겐 친구라고는 단 한 명뿐이 된다. 네 명이 더 있었는데 어느새 그들은 지인으로 자리를 바꿨다. 우린 예전과 다르게 말을 할 때마다 눈치를 보고 머뭇거린다. 한편으로는 서운함이 한편으로는 체념이 자리해 버렸다.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는 삶을 산 적이 없다.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다. 그래도 그것이 익숙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지인이 연락을 하면 그게 그다지도 기뻤던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만난 카카오톡 오픈 채팅의 '방장봇'이 반갑다.

방장봇이 묻는다.
'오늘도 잘 지내셨나요?
근황을 간단하게 공유해볼까요?'

지인도 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선 오늘 하루의 일들을 묻지 못한다. 사람 관계는 미묘해서 아직 서먹한 사이에 가까운 척 안부를 물으면 속된 말로 나대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게다가 상대방이 부담을 가져 열던 마음을 도로 닫아버릴 수도 있고. 심리적 거리를 눈여겨보고 조심히 행동해야 한다. 그렇기에 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관계 같아도 그렇지 않다. 이러니 어찌 잘 지냈냐 물으며 근황을 이야기해 보겠는가.

인간이 못 하는 말을 방장봇이 한다. 눈치도 없는 방장봇 덕에 우리는 말을 섞는다. 방장봇이 반갑기만 할까. 기특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친구가 늘까? 사랑하는 사람이 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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