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셨나요?
오늘 출근할 시간에 비가 쏟아졌어요. 어느 정도로 비가 왔냐면 바닥이 비로 인해 강물이 될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콸콸콸 소리를 내며 바닥에 흘렀어요. 거기를 첨벙하며 가볍게 뛰어넘을 수 없었죠. "으아..." 하면서 운동화에 물이 들어갈까 걱정하며 한발 한 발 내디뎠습니다. 그런데 그 한 시간만 비가 왔나 봐요. 학원에 들어서자 얼마 후 비가 그쳤어요. 한 시간의 비로 인해 누군가는 비에 쫄딱 젖으며 길을 걸어가기도 했고 누군가는 우산이 없으니 옷을 머리에 뒤집어쓰며 길을 걸어가기도 했어요. 한 시간의 의미가 참으로 다양해지는 순간이었죠.
비가 한 시간만 콸콸 내뿜고 멈춘 것처럼 오늘 저의 마음도 그랬어요. 누군가가 말을 걸지 않으면 걱정이 되는 일로 인해 마음이 어두웠죠. 그런데 학원에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걱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게다가 집에 가는 길에는 이런 톡도 왔답니다. "쌤 이번 책은 성공인 거 같아요. 저한테는." 이게 얼마나 반갑던지요. 독서토론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번 책을 정할 때마다 책이 재미없다며 안 읽던 학생에게 자발적으로 온 톡입니다, 이게. 몇 개월 만의 성취라 괜히 기분이 좋더군요. 게다가 조카가 쓴 '이모 사랑해'라는 편지도 감동이고, 오늘 우러러 본 하늘의 달은 왜 이리 휘황찬란한지. 얼마나 하늘을 쳐다봤다고요.
달님께 소원을 빌지 않기로 했어요. 소원이 없더라도 그저 바라보는 게 좋으니까. 게다가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쯤은 저도 아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소원을 빌었어요. 제가 걱정하고 있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요. 그런데 이걸 이렇게 보답해 주나요? 퇴근길이 기분 좋도록, 이 밤이 맑고 쾌활하도록 말이죠.
오늘은 달로 위로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