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항체가 없다고 건강 검진에 나와 오늘 주사를 맞으러 갔다. 팔에 주사를 놓고 하는 의사의 말이 "아파요?"였다. 그제야 웃음이 나면서 백신보다 더 아팠다고 답했다. 백신은 맞고 나서가 한참 아프더니 이건 맞는 순간만 아프네. 아파...
주사를 맞고 학원에 오니 실장님께서 영어 선생님께 호흡이 안 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로나 검사를 하고 병원에 가 진단받은 내용은, 과호흡이었다. 나는 텔레비전에서 얼핏 들은 말로 "과호흡이면 심리적으로 그렇다는데요, 공황장애처럼."라고 말했더니 그거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실장님께서는 수술 이후에 집에 가면 과호흡으로 호흡이 안 되는 문제가 생겼단다. 학원에 와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집이 아닌 밖으로 나가면 안 쉬어졌던 숨이 쉬어진다고 했다. 그 얘길 듣던 영어 선생님이 자기도 그 병으로 인해 약 먹은 적이 있다며 이야기를 풀어놨다. 학생들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수업만 생각하면 숨이 안 쉬어지고 그 문제로 인해 지하철에서 세 번씩 내렸다고 말이다.
아직 호흡이 안 되는 문제를 겪어보지 않은 나는, 두 사람의 말이 무서웠다. 나이가 들면 저런 상황도 맞닥뜨리는 걸까? 경험이... 무섭다.
그러나 하루를 매번 무서워할 순 없다. 웃기도 해야지. 오늘 학생에게 "출근하다가 하늘을 봤어. 그랬더니 감성적이라는 말이 돌아오더라고. 그게 의외인가? 딱 봐도 문과생이잖아!" 하고 말하면서 "나는 그날 '지겹다' 하면서 하늘을 본 건데... 너네, 지루하니?" 물었다. 그러자 대답이 들려왔다. "저... 저는... 선생님이 있으니까 지루하지 않아요..."
그에 난 깔깔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책 안 가져온 민망함을 풀어버리려고 이런 말까지 하다니, 으아" 좀 오글거려서 팔을 쓰다듬기도 했다. 그랬더니 학생도 자신의 의도가 들킨 게 민망한지 크게 웃었다.
그때의 우리 '호흡'은 어땠나? 깔깔거리며 웃던 호흡이 끝없이 좋았다.
A형 간염 주사 맞은 거 별 거 아니다.
호흡이 안 되는 것보단.
호흡이 안 되는 거 별 거 아니다.
너랑 나랑 깔깔거리며 웃는 것, 그게 진짜 추억이 될 테니까.